2017년 K리그 클래식은 '전북 천하'였다.
모든 경쟁이 끝난 게 아니다. 2위 제주(승점 65)를 필두로 3위 수원 삼성(승점 60), 4위 울산 현대(승점 59), 5위 FC서울(승점 58)까지 4팀이 두 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다투고 있다. 승점차가 벌어져 있는 제주가 유리해 보이지만 남은 두 걸음 동안 행보는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
위기의 제주, 울산
제주의 상실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전북전에서 패하면서 역전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의 제주는 2010년 준우승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뛰어난 공격력 뿐만 아니라 조직력을 발휘하면서 전북의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패배 뒤 내려진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이해할 수 없는 징계와 주포 마르셀로의 이적 등 악재를 겪고도 꾸준히 선두권에서 전북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전주 원정에서 완패를 당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 박진포의 퇴장 등 악재도 발생했다. 남은 두 경기서 어떻게 분위기를 끌고 갈 지는 미지수다.
울산의 추락도 심상치 않다. 한때 제주와 2위 싸움을 벌이면서 내심 우승권을 목표로 두기도 했다. 그러나 스플릿 그룹A 3경기서 3연패를 당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우승시 주어지는 FA컵 결승이 되려 리그에서의 동기부여에는 독이 되는 모습이다. '잃을게 없는' 강원, '절대1강' 전북과의 두 차례 승부를 앞둔 부분 역시 김도훈 감독의 부담감을 키울 만한 부분이다.
희망가 부르는 서울, 수원
서울은 울산전 승리로 다시금 ACL의 꿈을 꾸고 있다. 울산전에서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가공할 힘을 발휘하면서 막판 집중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박주영이 부상을 털고 복귀했고 데얀의 골 감각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황선홍 서울 감독에겐 큰 힘이다. 이명주를 앞세운 공격의 집중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서울은 다가오는 강원, 제주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가 ACL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수원은 FA컵 결승행 실패가 결집효과로 돌아온 모습이다. 3위 자리를 따내야 자력으로 ACL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집중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강원전에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승리를 따낸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조나탄이 골 감각을 이어가고 있고 이용래가 서울전에 이어 강원전에서도 골맛을 보는 등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등 흐름도 좋은 편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반드시 ACL 출전권을 따낼 것"이라고 눈을 빛내고 있다.
키는 강원, 전북이 쥐고 있다?
강원은 ACL 출전권 획득에서 멀어졌다. 전북은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 지으며 '목표'가 사라졌다. 이 두 팀이 남은 두 라운드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순위표는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강원은 서울, 울산, 전북은 울산과 수원을 차례로 상대한다.
강원은 그룹A에서 3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처질대로 처졌다. ACL 출전권 획득에 실패하며 목표를 잃은게 컸다. 그룹A에 접어들기 전부터 한계를 드러낸 주전들의 체력문제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악재가 되고 있다.
전북은 여유가 넘친다. 나머지 두 경기에선 올 시즌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면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라며 마음의 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 백업이 타 팀 주전급으로 꼽히는 만큼 나머지 두 경기서 흐트러진 모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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