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조회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아니다.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자유의 몸이 됐다. 프로 9시즌을 뛴 대가로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다. 손아섭은 국내외 어떤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하고 입단할 수 있다.
손아섭은 최근 가장 핫한 사나이가 됐다. 국내팀 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갖고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손아섭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했다.
손아섭과 메이저리그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포스팅 절차를 거쳐 미국행을 노크했지만, 당시 어느팀도 응찰하지 않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 이번엔 매우 신중한 손아섭이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차분한 톤으로 얘기를 한다. 일단 실력은 더 키워놨다. 올해 193안타를 치며 최다안타왕이 됐고 생애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손아섭은 "신분조회는 그동안 많은 선수가 받아왔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은 모든 선수의 꿈 아닌가. 진짜로 메이저 구단들이 나에게 관심을 표현해온다면 그 때는 들뜰 것 같다. 메이저리그행 여부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다.
손아섭은 그러면서 '현실'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손아섭은 "FA라는 게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동안 노력해온 것에 대한 대가를 받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결국 손아섭의 의중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아주 사라진 건 아니다. 분명히 조건만 맞는다면 가고는 싶다. 미국 현지 대형 에이전트와도 손을 잡고있다. 다만, 가서 기량을 제대로 펼치기 힘든 조건의 계약이라면 무리하게 나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조심스럽다. 무조건 미국에 나간다고 공언을 해놨다가, 너무 힘겨운 조건으로 진출하면 야구 인생 중요한 1년을 통째로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기자분들께서 내 미래가 궁금하시면, 그러면 나는 얼마나 내 미래가 궁금하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미국도 좋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도 못해봤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음은 롯데의 레전드 선수로 남고 싶다. 하지만 FA라는 게 막상 되니 정말 어려운 거더라. 이제 정식 FA 자격을 얻었으니 신중하게 미래에 대한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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