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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경쟁은 물론 수원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희망(3위)이 걸려 있다. 곤궁한 처지는 수원이다.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전북은 사실 져도 그만이다. K리그 통산 우승횟수를 건 명가 자존심 경쟁에서도 밀렸다. 그동안 통산 4회 우승팀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전북이 이번에 5번째 우승으로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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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월 이철근 단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백승권 단장이 부임 첫해 우승을 일구면서 주목받았다. 2000년부터 2009년 초까지 전북에서 프런트, 사무국장, 부단장을 지냈던 그는 8년간 축구단을 떠났다가도 구단에서 잔뼈가 굵는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단장에 발탁됐다. 그 덕분에 전북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며 크게 흔들렸지만 백 단장의 위기돌파 능력으로 명예회복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임 이철근 단장과 백 단장에게 물심양면 지원해 준 것에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다. 백 단장도 "선수단 운영에 100% 최 감독을 신뢰한다.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내가 할 일은 큰 방향에서 감독과 조율하고 백년지대계를 수립하는 것"이라며 "내년 아시아 제패를 다시 준비하겠다"며 미래를 바라본다. 전임 이철근 단장도 1년에 수십만㎞씩 자가 운전으로 모든 경기장을 찾아다니는 열정으로 '전북 천하'를 이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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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전북을 따라잡는 게 왜 힘든지 짐작케 하는 '웃픈' 사례가 있다. 지난달 25일 FA컵 준결승 부산-수원전때다. 후반전이 끝나자 내빈석에 원정팀(수원) 대표로 방문했던 김준식 대표이사와 박창수 단장이 열차시간이 급하다며 갑자기 자리를 떠났다. 구덕운동장은 워낙 좁아서 비단 대회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관중석에서도 그들의 빈자리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연장까지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당시 수원은 1명 퇴장에, VAR 판독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힘겹게 연장까지 몰고간 상황이었다. 전·후반 90분이 끝난 시간은 오후 9시20분. 승부차기까지 결과가 나온 시간은 10시10분이었다. 부산역 출발 마지막 열차는 10시25분이다. 구덕운동장에서 부산역까지 거리는 2.8㎞, 차로 10분 정도 걸린다.
이 사실을 안 축구계 관계자들은 "다음날 무슨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둘 중 한 분이라도 남아 챙겨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보통 예기치 못해 경기시간이 길어지면 심야버스나 이튿날 새벽 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보통아니냐"라고 말했다. 수뇌부가 선수단에 '예의'를 갖추라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구단 책임자로서 고생하는 선수들에 대한 배려이자 신뢰-소통이라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수원은 올해 권창훈 이상호 등을 이적시켜 얻은 수입을 전력보강 재투자에 우선했는지 미지수이고, 16년간 돈독한 용품 스폰서 관계를 유지하던 아디다스를 붙잡는데 실패했다. 그런가 하면 전례없이 선수단이 공개 촉구하고 나선 감독과의 재계약 과정에서도 '잡음'을 초래했다. 시즌 종료 후 협상을 하려다가 여론에 밀려 협상 테이블을 열고도 1개월간 지지부진하자 뒤로는 다른 대안을 타진했다는 등의 소문이 축구판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나돌았다. 수원 구단의 이런 '오리걸음'이 현존 명가 전북과 과거 명가 수원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지난 9월 본지 인터뷰에서 '말에서 내리는 날, 몽골의 영화는 사라질 것이다'라는 징기즈칸의 명언을 금과옥조로 여긴다고 했다. "안주하고 정착하는 순간 도태된다. 항상 끊임없이 생각하고, 혁신하고, 계속 달려야 한다. 달리는 말에서 내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수원 구단의 '장수'는 전쟁터에 '병사'들을 두고 자꾸 말에서 내린다.
불쌍한 병사, 수원 선수들이 그럼에도 전북과의 최종전에서 3위를 지켜낸다면 정말 '큰일'을 해낸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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