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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성공을 만든 6년전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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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이 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KBO MVP 양현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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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서양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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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 위대한 업적은 한순간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결과의 뒤에는 무수히 많은 좌절과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숨어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선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양현종도 그렇다. '꿈의 기록'인 선발 20승에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 그리고 정규리그 MVP까지. 투수로서 설 수 있는 최고의 정점에 오른 양현종도 사실 처음부터 위대한 투수는 아니었다.

2011년을 기억한다. 조범현 감독시절 KIA 담당이었던 기자는 무심코 보게된 한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아 기사화했던 적이 있다. 무등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던 시절.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쯤이었다. 홈경기가 끝난 후, 광주구장 조명탑마저 꺼진 뒤. 아무도 없는 어두운 야구장으로 걸어나오는 한 선수가 있었다. 홈팀 더그아웃 앞쪽에 선 그는 어두운 허공을 향해 피칭 동작을 반복했다. 공은 쥐지 않은 채 투구 동작만 하는 '섀도 피칭' 연습. 보는 이가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연습을 계속했다.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어둠 속에 홀로 선 투수. 그가 바로 양현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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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양현종은 꽤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2010년 16승(9패)을 거두며 다승 2위에 올랐던 양현종은 그해 말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풀타임 시즌에 아시안게임까지 치르느라 몸상태가 나빠졌다. 결국 2011년에는 평균자책점 6.18에 7승(9패) 밖에 거두지 못했다. 몸이 아파서 제대로 던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엉뚱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뒤 마음이 풀어졌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비난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그런 시련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자신과 싸웠다. 어둠 속에서 혼자 섀도 피칭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시즌 중 부진이 계속되자 당시 조범현 감독은 양현종을 7월초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2군에 보내지는 않았다. 1군에 남겨둔 채 이강철 투수코치에게 집중 관리를 맡긴 것이다. 조 감독 나름의 배려였다. 양현종 스스로도 당시 이를 악물었다. 머리도 짧게 자르고 홈경기가 끝나면 혼자 섀도 피칭을 반복하며 절치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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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어둠속의 피처'는 6년 뒤 리그 최고의 피처로 우뚝 섰다. 양현종은 지난 6일 KBO시상식에서 MVP를 받은 뒤 "예전에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조범현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여유있는 경험을 쌓았다. 또 그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 몰래 외출하는 선수도 있었지만, 그걸 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줬다. '저 선수가 밖에서 놀 때 난 연습한다. 누가 정상에 서는지 보자'하는 독기가 있었다"며 MVP의 원동력을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은 전부 사실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 그리고 성공을 향한 독기. 6년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지금의 양현종을 만든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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