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라인업 변화가 생길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이 교통 정리 딜레마에 빠졌다. 선동열 감독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타순 최적 조합을 내세웠다. 최근 타격감이나 상대 선발 투수였던 야부타 가즈키, 좌우 조합 등등을 고려해 라인업을 짰다. 타격감이 꾸준히 좋은 박민우가 중심 타선이 아닌 1번에 배치됐고, 구자욱-김하성에 최원준이 지명타자로 5번 클린업에 배치됐다. 수비는 변화를 줬다. 이정후를 좌익수로 이동하고, 안익훈이 중견수를 맡았다. 우익수는 구자욱이었다.
고민이 많았던 대목이다. 선동열 감독은 구자욱을 1루와 외야 중 어떤 포지션에 써야할지 고민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전문 1루수가 없다. 구자욱도 작년까지는 1루 수비를 많이 했지만, 올해는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주로 외야수로 출전했다. 하주석 최원준 류지혁 등 1루 수비가 가능한 선수가 있기는 해도 선뜻 낙점하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3명의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주로 유격수로 뛰고 있다. 김하성까지 포함하면 유격수만 4명이다.
어렵사리 일본전에서는 상무에서의 경험이 있었던 하주석이 1루를 맡았고, 정 현이 3루수로 출전했다. 최원준은 지명타자로 나갔다. 타석에서의 활약은 모두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수비였다. 특히 1루수 하주석은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보니 몇 차례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가뜩이나 도쿄돔의 낯선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익숙한 포지션이 아니면 아무리 준비를 한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대처가 느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일본전에서도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유격수 김하성-2루수 박민우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포지션이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한다. 대만전 필승을 위한 선동열 감독의 수비 포지션 정리는 어떤 결론이 날까.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