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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비긴즈, 화려한 그래픽에 비해 아쉬운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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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는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무언가 아쉬움이 존재했다.

장점들이 많고 재미있는 시스템으로 호평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버그나 운영 등으로 장점들이 부각되지 못했고 유저들에게 낙인 찍혔다. 그래도 아키에이지 만한 온라인게임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대를 모았던 아키에이지 비긴즈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장점은 있지만 이번에도 무언가 아쉽다. 화려한 퀄리티의 그래픽이 첫 인상을 압도하고 플립 시스템으로 '오 이거 신선한데'라는 느낌을 주지만, 이후 재미를 느껴야할 타이밍에서 한방이 터지지 못한다. 원작의 장점이 모바일에서 발목을 잡는 부분도 있다.

아키에이지 팬들에게 어필하면서 신규 유저들을 위한 게임으로 완성되길 기대한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비싼 재료로 완성된 아쉬운 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 맛있을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부족하다.



우선, 언리얼엔진4 기반의 게임은 배경과 스킬연출에 신경쓴 것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이펙트를 많이 넣었다기보다 금속 장비의 광택과 가죽의 질감, 캐릭터 움직임 등 작은 부분의 디테일한 구현이 인상적이다. 또한 장비의 레벨업에 따라 외형이 변형되는 부분은 RPG의 특징인 '성장'을 그래픽으로 잘 구현했다.

육성의 과정도 준수한 편이다.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수집형 RPG 형태로 보스의 약점에 따라 파티로 던전을 공략한다. 보스는 특정 공격에 강하고 상태이상 스킬을 가지고 있어 한, 두 가지 영웅으로 클리어 할 수 없다. 유저는 스토리 진행을 위해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영웅을 육성할 수밖에 없다.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영웅을 1레벨부터 키우는 지루한 활동을 도서관, 소탕 콘텐츠로 대폭 줄였다. 별도의 사냥활동 없이 소정의 골드로 레벨업할 수 있는 도서관 시스템과, 전투 없이 바로 전리품을 획득할 수 있는 소탕으로 빠른 시간에 영웅을 한다.

전투의 '플립형 전투 방식'도 돋보인다.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자동사냥으로 진행되기에 피지컬 보다 적재적소에 스킬을 사용하는 전투 방식이 중요하다. 유저는 화면의 스킬 아이콘을 터치해 원하는 아군, 적군에게 드래그해서 사용하는 플립 시스템으로 전투하는데, 스킬을 사용할 때 시간이 느려져 생각할 시간을 주는 연출은 실용적이면서 멋지다.



게임은 원작 '아키에이지'의 팬을 매료한 스토리와 그래픽, 새로운 방식의 전투 등 다양한 장점을 갖췄지만 아쉬운 부분은 여기서 나타난다. 게임에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콘텐츠다.

다른 RPG처럼 PvP 콘텐츠 섬멸전이 있고, 길드 경쟁 콘텐츠인 영지전, 무역모드, 하우징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지만 유저가 해야할 명분이 부족하다. 특히, 원작 아키에이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낚시, 축산 등 하우징 콘텐츠는 투자한 시간에 비해 재미와 보상이 아쉽다.

무역 콘텐츠의 약탈과 PvP 시스템인 섬멸전은 재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스템적으로 닮았고, 보상이 적다. 하우징 시스템은 미니게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무역에 사용할 물품들을 얻을 수 있지만 무역의 메리트가 적고, 낚시와 축산의 반복 작업으로 원작의 하우징 콘텐츠가 모바일에서 번거로운 역설적인 상황이다.

지난 15일에 업데이트한 영지전은 최초의 연맹 콘텐츠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있다. 일반 무역로 보다 3배의 이익을 거두는 영지 무역로가 보상이기에 연맹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압도적 스펙의 상위 길드가 독식해 최상위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가 됐다.

레이드 콘텐츠는 장점이다. 레이드에 참가한 순간 전투시스템에 많은 부분이 변화한다. 카메라 시점이 쿼터뷰로 고정돼 4인 파티 중 한명을 직접 컨트롤해서 보스를 처리해야한다. 자동사냥이던 기존 전투방식에서 유저가 가상 키패드로 조종하는 방식으로 전환됐기에 싱글 플레이에선 느낄 수 없었던 파티 플레이와 공격을 회피하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언리얼엔진4 기반의 뛰어난 그래픽과 플립형 전투방식이란 새로운 시도는 많은 수집형 RPG에서 아키에이지 비긴즈만의 차별성이다.

하지만 원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바일에선 오히려 약점이 됐다. 아키에이지 비긴즈로 하우징, 무역 등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유저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기계적으로 화면을 '플립'하는 유저의 모습이 연상된다. 원작 콘텐츠를 모바일로 이식하는 과정이 그래픽만큼이나 디테일했다면 어땠을까. 여러모로 아키에이지에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인사이트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