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어느덧 정상이 보인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외국인 선수 교체 결단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28일 데스티니 윌리엄즈 가승인 교체를 확정했다. 지난 27일 부천 KEB하나은행전까지 뛰었던 아이샤 서덜랜드를 보내고, 윌리엄즈를 데려왔다. 지난해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에서 대체 선수로 뛰며 인상을 남겼었던 윌리엄즈는 시즌을 앞두고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선발이 유력했지만,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뽑는 구단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눈에 띄었다. 우리은행은 벌써 3번째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드래프트에서 1,2순위로 뽑은 선수는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였다. 디펜딩 챔피언인만큼 하위 순번에서 지명할 수밖에 없었고, WKBL 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택한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스트릭렌과 하킨스가 부상으로 모두 이탈하면서, 외국인 선수 2명을 개막 직전에 교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은행은 서덜랜드와 나탈리 어천와로 부랴부랴 급한 불을 껐다.
다행히 어천와는 잘해주고 있다. WKBL 무대가 익숙하기도 하지만, 위성우 감독이 "똑똑한 선수"라고 칭찬할 만큼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최근 우리은행의 공격 패턴을 봐도 국내 선수들과 어천와의 호흡이 딱딱 맞아 떨어진다.
어천와와 달리 서덜랜드는 우리은행의 팀 컬러에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공수 모두 적극적으로 빈틈 없이 뛰어야하는 우리은행의 농구 스타일과 잘 맞지 않았다. 물론 서덜랜드도 할 말이 있다. 개막 며칠전 급하게 입국한 서덜랜드는 팀에 대해 충분히 습득할 시간 없이 경기를 뛰었다. 이미 시즌에 돌입했기 때문에 플레이 방식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했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등 외국인 선수 교체가 급한 몇몇 팀들이 서덜랜드 영입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선수 개인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우리은행은 윌리엄즈가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최근 팀 분위기는 무척 좋다. 지난 24일 청주 KB스타즈에 아쉽게 졌지만, 직전 경기까지 5연승 중이었다. 또 다음 경기였던 27일 하나은행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최근 최은실이 장염 증세에 시달려 경기에 나설 컨디션이 아니었고 서덜랜드의 역할이 더욱 줄어들다보니, 베테랑 임영희가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윌리엄즈가 골밑에서 위력을 보이며 활발한 움직임의 어천와와 호흡을 맞추면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조절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친정팀 하나은행을 상대로 시즌 개인 최다 득점(23점)을 기록한 김정은도 슛감이 유지된다면 외곽포에 대한 갈증도 해소될 수 있다.
통합 5연패로 지난 5시즌간 리그를 지배했던 우리은행이지만 올 시즌은 정말 위기 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우승 DNA가 있는 팀은 역시 다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선두권을 향해 질주 중이다. 우리은행이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외국인 선수 기용과 적절한 체력 안배가 필수 요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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