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안양 KGC가 어려움에 빠져있다. 대표팀 휴식기 이후 3경기 1승2패다. 최하위 부산 kt 소닉붐에 겨우 이겼고, 이후 2연패. 더군다나 중위권 경쟁 상대인 서울 삼성 썬더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에 패한 건 더욱 치명적이다.
삼성전과 현대모비스전은 이틀 간 열린 백투백 경기라는 점이 변명거리가 된다. 3연전 스케줄이 목-토-일요일 경기였다. 아무리 휴식기 동안 쉬었다고 해도, 선수들에게 이런 스케줄은 힘들다.
그 중 눈에 띄는 게 팀의 기둥인 '괴물센터' 오세근이다. 기록으로도 하락세고, 뛰는 모습도 힘들어 하는 게 확연히 보인다. 쉬운 골밑 레이업슛을 놓치는 황당한 장면을 연출하기도했다.
오세근은 kt전 16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삼성전 16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현대모비스전 11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못했다고 할 수 없지만 이전까지 20득점 이상 더블더블 기록을 밥멋듯이 작성하던 오세근이기에 분명 이상 신호로 보인다. 오세근이 흔들리자 팀 전체가 흔들려버린 KGC다.
위에서 휴식을 언급했지만, 오세근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오세근은 대표팀에서도 주축 센터로 활약했다. 하루도 쉴 시간이 없었다. 뉴질랜드 원정에 중국 홈경기까지 이동에, 경기 소화 등 녹초가 될 일정이었다.
여기에 오세근의 이번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34분54초. 거의 쉬지 않고 뛴다고 보면 된다. 오세근은 크고 작은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다. 지금은 요령껏 잘 뛰고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언제 다시 부상 위험에 빠질 지 모른다.
물론, 김승기 감독도 이를 모르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와도 얘기를 나눈 부분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3라운드까지 출전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이후부터는 관리를 해주며 기용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의 중심인 오세근이 빠지면, 경기 내용이 순식간에 달라지니 감독 입장에서 관리를 해준다는 게 쉽지 않다.
KGC는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의 출전시간도 평균 34분42초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첫 번째 옵션인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이정도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사이먼 개인이 쉬라고 해도 뛰겠다고 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사이먼의 경우 한국나이로 내년 37세가 되고, 무릎 부상 전력도 있어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김 감독은 오세근의 체력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