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1강' 삼성화재 마주하는 현대캐피탈, '버텨야 산다'

by

"어려운 공 살려내면서 버텨야 승산 있다."

최태웅 감독의 목소리에서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최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V리그 1강' 삼성화재와 맞대결을 벌인다. 두 팀의 대결은 'V리그 클래식 매치'로 불리는 프로배구 최대 빅매치다. "승부도 승부지만 V리그를 대표하는 빅매치답게 멋진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

슬며시 웃어보인 최 감독. 승부를 떠나 멋지고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하지만, 그 진의는 분명하다. 필승다짐이다. '멋진 경기력으로 이기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다.

올 시즌 V리그는 '삼성화재 천하'다. 지는 법을 잊었다. 11연승을 달리고 있다. 리그 단독선두도 삼성화재(승점 30)의 몫이다. 그 뒤를 현대캐피탈(승점 22)이 추격하고 있다. 둘의 승점 격차는 8점. 결코 작지않은 차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에만 두 차례 연속으로 삼성화재에 쓴 잔을 마셨다. "당시 우리는 조금 흔들리는 상황이었고, 삼성화재는 탄력을 받던 시점이었다." 최 감독의 회상이다. 이번에도 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자존심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시원한 일격으로 설욕하고 싶지만, 삼성화재의 빈 틈을 찾기가 어렵다. 공격, 수비, 높이 등 다방면에서 삼성화재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 감독은 "삼성화재가 높이는 물론이고 범실도 적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과연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깊은 고민의 끝, 결론은 '기본'이다. 최 감독은 "삼성화재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우리의 경기력 역시 올라오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 그리고 잘 하는 것을 최대한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버티는 힘'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화재와 우리 팀 모두 높이가 괜찮다. 서로가 쉽게 공격을 넣을 순 없을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안 좋은 공들이 많이 나올텐데 이것을 잘 잡아내면서 처리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감독이 강조하는 '버티는 힘'은 '기본기'에 '집중력'이 더해진 개념이다. 최 감독은 "서로가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서브와 리시브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며 "서브를 얼마나 잘 넣느냐, 또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버텨내는 집중력을 유지하는 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화재의 '12연승 제물'이 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최 감독의 눈은 승리만 바라보고 있다. 최 감독은 "상대의 흐름이 워낙 좋지만 프로의 자존심이 걸린 클래식 매치"라며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도 올라오고 있고, 팀 분위기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멋진 경기력으로 꼭 팬들께 승리를 선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