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라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급상승하더라."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21)은 '진정한 리더'로 성장 중이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멘탈 카오스(혼돈)'에 빠졌다.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배구를 놓고 싶었다. 쉬고 싶었다." 이재영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2014~2015시즌 신인왕 수상,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상 수상 등 프로 데뷔 3년 만의 정점을 찍은 이재영은 지칠 대로 지쳤었다. 고등학교 대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당시 무릎과 발뒤꿈치 부상까지 찾아오자 이를 악물고 버텼던 마음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쓰러진 이재영을 일으켜 세운 이는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이었다. 이재영은 "가족들, 박미희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좋아졌다. 특히 다영이의 쓴 소리가 나에게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는 할 수 없겠지만 쓴 소리의 강도가 셌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가장 잘했을 때 이재영을 보고싶다'였다"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외국인 공격수 심슨이 고관절 파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1승 뒤 4연패 그리고 1승 뒤 또 다시 4연패에 빠져 꼴찌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나마 지난 10일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키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재영은 '긍정의 힘'을 깨달았다. "프로 데뷔 네 시즌째인데 이번 시즌이 가장 많이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경험과 시련이 내 배구인생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걸 알아가고 있다."
박 감독과의 면담에서도 큰 걸 얻었다. 책임감과 자신감 향상이다. 이재영은 "인삼공사와의 경기 전 마음이 잡히지 않고 또 다시 방황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시기에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당시 감독님께서 세 가지를 명심하라고 하셨다. '리더가 되고, 배구도사가 되라. 그리고 성실히 훈련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팀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과 자신감이 생기더라. 또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 반전을 꿈꾸는 이재영은 욕심이 많은 선수다. 코트 안팎에서의 모습에서 그 욕심이 느껴진다. "다시 한 번 V리그 MVP를 타고 싶다. 그리고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두 시즌 동안 우승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심리적 업그레이드로 다시 일어선 이재영의 화려한 비상은 이제부터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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