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체면을 구긴 삼성 라이온즈.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낯선 경험을 했다. 2년 연속 9위에 그쳤다. 올해는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승률 3할대에 머물렀다. 오로지 성적만이 프로야구단 존재의 이유는 아니라고 해도, 현기증나는 급전직하에 라이온즈 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팀 리빌딩 기치를 내걸었는데, 불확실성이 크고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구단이 강조하는 리빌딩이 투자에 소극적인 기조로 바뀐 팀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주전급 전력을 '뚝딱' 만들어 낼 수도 없고, 하늘에서 '뚝' 떨어질 리도 없다.
그런데 지난달 말 FA(자유계약선수) 포수 강민호(32)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자이언츠 잔류가 유력해 보였던 국가대표급 포수와 '전격' 계약. 강민호의 원 소속팀 롯데, 새 팀 삼성뿐만 아니라, 야구판 전체에 파장이 컸다. '오버페이'를 경계하고 '가성비'를 꼼꼼하게 살폈던 삼성이 전략적인 결단을 내렸다. 4년간 보장 금액만 80억원이다. 워낙 귀한 자원이다보니, 거품 논란도 잠잠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강민호 영입이 김한수 감독에게 '선물'이라고 했다.
강민호 합류 효과, 기대가 크다. 허약해진 안방에 힘을 불어넣고, 공격력 강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한수 감독은 강민호 영입의 가장 큰 효과를 '팀 분위기 상승'이라고 했다. 지난 2년간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큼지막한 전력 공백을 채우기 어려웠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올시즌 삼성이 그랬다. 그렇다고 구단이 의욕적으로 나서, 전력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단 내부에선 열패감이 맴돌았고,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강민호 영입이 이런 어두운 기운을 몰아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앞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다"고 강민호 영입 효과를 설명했다.
선수 한명이 한순간에 팀을 바꿔놓긴 어렵다고 해도, 포수 포지션은 조금 다르다. 팀 전체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는 베테랑 투수가 있고, 젊은 투수가 있다. 강민호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강민호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4세인데, 포수로서 몇 년 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승엽 은퇴로 장타력 저하를 걱정했으나, 강민호가 우려를 씻어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여러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그는 "중심타선에 기용해도 되고, 6번에 넣을 수도 있다. 무릎이 안 좋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강민호가 삼성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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