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9살 때 아버지와 생존 위해 낚시 시작해"
"'도시어부'는 60명의 가족"
"이경규·이덕화 덕에 예능 캐릭터도 생겨"
잘 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목요일 심야예능의 최강자로 거듭난 '도시어부'. 다양한 성공 요인이 있겠지만 좋은 '케미'를 보여주는 출연진들의 푸근한 호흡이 첫째로 꼽힌다. 마치 함께 어선을 타고 낚시에 나선 듯한 밝고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포인트다.
처음부터 '핫'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 프로모션이 아닌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을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다. '낚시'라는 소재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은 데다가, 포맷에도 이렇다 할 특이점이 없었고,이에 시청률도, 화제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데 '맛집'처럼 점차 입소문을 탔고, 어느 새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 KBS 2TV '해피투게더'를 위협하는 인기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시청률과 화제성 등의 수치도 상승 중이지만, 무엇보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것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마이크로닷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프로그램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분위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도시어부'는 분위기가 정말로 좋아요. 처음부터 끝까지요. 함께하는 제작진 분들, 작가분들 PD분들 다 좋은 분들이고, 현장도 재미있어요. 모두 낚시에 관심이 많고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촬영장이 즐거워요. 작가님들은 낚시에 취미가 없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함께 즐거워해 주셔요. 60명의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위기들이 방송에도 그대로 묻어나오는 거 같아요."
마이크로닷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덕화, 이경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덕화 형님, 경규 형님 덕분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 같아요. 프로그램 하면서 어려운 점은 전혀 없어요. 형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셔서..사실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실례가 아닐까 했는데, 감사하게도 그렇게 불러달라고 해주셨어요. 진짜로 아들, 동생 같이 받아주셔서 잘 따르게 되는 거 같아요. 평상시에도 자주 뵙고 낚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사실 마이크로닷은 '어부' 보다는 래퍼로 더 알려져 있었다.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래퍼.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귀여운 막내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려울 수 있는 대 선배 두 명 사이에서도 야무지고 싹싹한 모습으로 제 몫을 다해내면서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중.
"예능은 '정글의법칙'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접하게 됐는데, 경규 형님이 제가 낚시하는 걸 보고 관심 가져 주셨어요. 그리고 영광스럽게 '도시어부'까지 함께하게 됐죠. 경규 형께서 저에게 팁을 주셨어요. 예능 나갈 때 나가기 전에 공부하지 말고, 준비하지 말라고. 게스트가 출연하더라도 디테일 하게 알아보지 말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야 저의 캐릭터가 살아난다고 느끼신 거 같아요.저의 성격 그대로 캐릭터로 잡아주셨고..큰 그림을 그려 주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방송 외적으로도 세 사람의 인연은 따뜻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덕화와 이경규가 최근 진행된 마이크로닷의 생애 첫 쇼케이스에 참석해 응원한 것. 방송이나 언론에 비춰지는 것을 바란 움직임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좀 더 진심이 묻어난다. 이날 쇼케이스는 미디어에 오픈한 행사가 아닌, 팬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였던 터다.
"우리 '도시어부' 형님들이 깜짝 서프라이즈로 무대에 올라주셨는데, 정말 상상도 예상도 못했어요. '시간이 되면 가겠다'고 말씀만 해주셨던 상황이었거든요. 감동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해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무대에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어떻게 보답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어요"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마이크로닷의 낚시 실력도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마이크로닷은 '프로'급의 낚시광. 어린시절부터 뉴질랜드에서 낚시를 배우고 즐겨왔다. 새로운 낚시 용품이 나오면 먼저 테스트하는 디벨롭퍼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낚시 정말 좋아하죠. 낚시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도 따로 있어요. 사실 찌낚시는 태어나서 처음이긴 한데..뉴질랜드에서 낚시 제품 디벨롭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필드 테스터 같은 건데, 용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써보고 피드백을 주는 그런 활동이에요. (낚시는)아홉살 때부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했죠. 생존을 위한 낚시였어요. 당시 돈이 많지 않았고, 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그랬었어요. 수확이 없는 날은 수제비를 먹었고요.(웃음)"
마이크로닷은 '도시어부'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도 즐거워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이제 많이 알아봐주세요. 저번에 행사 갔는데, 아주머니들께서 이덕화 씨는 안 오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아저씨 분들은 저를 '낚시'라고 부르면서 악수를 청하시기도 해요.(웃음)"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도 쏟아지는 중. 최근에는 신동엽·성시경과 함께 tvN 새 예능 '모두의 연애' 고정 MC자리를 꿰찼다.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인데, 엉뚱한 것 같으면서도 야무지고, 솔직하고 직설적이지만 예의와 배려를 갖추고 있어 대중의 호감도가 높다.
"예능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어요. 재미있기도 하고, 활동적인 성격이고 뭔가를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많은 TV 프로그램에 나오고, 음악 작업도 많이 한다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작업량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다음에 발매할 미니앨범 작업도 이미 끝냈어요. 어떤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진짜로 음악이 재미있어서 했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되더라고요."
놀라운 것은 바쁘게 예능 활동을 하면서 음악작업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 12월 공개한 첫 정규 앨범 'Prophet'에는 총 29곡이 담겼다.
"이제 보시는 분들도 예능과 음악적인 퍼포먼스는 분리해서 봐주시는 거 같아요. 친근하다가도 무대에서는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드리는 그런 반전을 선사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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