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정 현 신드롬'이다.
세계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별' 정 현(22·삼성증권 후원)이 거침없이 호주오픈 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위닝 사인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짧은 메시지 속 숨겨진 사연에
정 현은 지난 22일(한국시각)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고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8강에 진출했을 때 퇴장하면서 중계카메라에 '캡틴! 보고있나'라는 위닝 사인을 남겼다.
스토리가 흘러 넘친 사인이었다. 이 메시지 속 '캡틴'은 김일순 전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은 정 현이 힘들 때마다 바로잡아준 정신적인 지주였다. 중학교 시절 일찌감치 유망주로 꼽혀 미국 유학을 떠난 정 현은 현지 적응에 애를 먹으며 고전하다 2012년 고교 입학 후 삼성증권의 지원 속에 다시 성장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 감독 시절 이형택을 길렀던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정 현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을 주선한 뒤 제자인 김 전 감독에게 지도를 맡겼다. 고교 시절 승승장구하던 정 현은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2015년 금융 불황 여파 등에 따라 팀이 해체됐다. 이 여파로 김 전 감독, 윤용일 전 코치와 남지성, 장수정 등 남녀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다만 정 현만 홀로 남아 삼성증권의 후원을 계속 받으며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김 전 감독을 비롯한 삼성증권 멤버들과 "나중에 잘되는 사람이 뭔가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자"는 다짐에 대한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정 현은 24일 8강에서도 승전보를 울렸다. 세계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었다. 그리고 온코트 인터뷰에 이어 또 다시 카메라에 위닝 사인을 남겼다. '충 온, 파이어'였다.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한국말로 하면 '정 현, 불 타올라라'이다. '충'은 정 현의 성을 영어로 'CHUNG'라고 쓰기 때문에 '정'이라고 발음하는 외국인도 있는 반면 '충'이라고 발음하는 외국인도 있을 것이다. '온 파이어'는 4강을 넘어 우승까지도 노리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테니스 팬들은 4강에서도 정 현의 위닝 사인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정 현은 어떤 사연이 담긴 메시지를 적어낼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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