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네버 더 시너(Never The Sinner)'가 30일 DCF대명문화공장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개막한다. 국내 초연.
'네버 더 시너'는 연극 '레드'로 토니상을 받은 작가 존 로건의 첫 작품으로 1985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뿐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이 배경이다. 대표적인 마니아 뮤지컬인 '쓰릴 미'와 모티브가 같아 눈길을 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은 14살의 로버트 프랭스를 유괴한 뒤 살인을 저지르고 배수구 안쪽에 시체를 유기한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배수구 근처에서 발견된 안경이 단서가 되어 이들은 체포된다.
무자비한 살인에 강력히 교수형을 요청하는 검사 크로우와 이를 막기 위한 변호사 대로우의 팽팽한 법정 싸움은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Hate the sin, never the sinner)"라는 대로우의 법정 변론은 아직까지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쓰릴 미'가 레오폴드와 롭 두 인물의 심리게임에 집중했다면, '네버 더 시너'는 사건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두 인물간의 관계, 이들을 둘러싼 변호사와 검사의 팽팽한 신경전이 돋보인다. 사건의 단편적인 묘사가 아닌, 거미줄처럼 엮인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각자의 시각으로 사건을 재해석 할 수 있다.
철학자 니체의 초인론에 빠져 유괴와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두 주인공의 불안정한 심리와 긴장감 넘치고 숨막히는 법정 공판은 특별한 무대 전환 없이 오직 대사와 행동만으로 묘사됨으로써 압도적인 몰입감을 자아낸다.
베테랑 실력파 배우 윤상화 이도엽 이현철 성도현과 대학로 대세 박은석 조상웅 이율 이형훈 정욱진 강승호의 신구 조합으로 시너지를 만들 예정이다. 이외에 윤성원, 이상경, 현석준 등이 출연한다.
연극 '필로우맨', '날 보러 와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등을 통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구현해온 변정주가 연출을 맡았다. 4월 15일까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