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우리 고경표 씨가 지금 배역에 너무 심취해서…."
지난 25일 열린 tvN 새 월화드라마 '크로스'(최민석 극본, 신용휘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되는 내내 고경표는 고개를 푹 숙이거나 멍한 모습을 보이고, 또는 슬픈 눈망울을 간직한 채 앉아있는 등 그동안 진행되던 여타 제작발표회의 참석자들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일반적인 제작발표회의 경우 '드라마가 잘 되자'고 하는 것이니 웃음과 함께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의 제작발표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잔칫집에 온 것이 아니라 상갓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
진행을 맡았던 박슬기와 대선배인 조재현도 고경표의 표정과 분위기, 그리고 제작발표회 현장의 분위기를 의식한 듯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농담을 이어갔다. "고경표 씨가 지금 너무 배역에 심취해 있다"는 박슬기나 제작발표회가 끝나갈 무렵 다시 한 번 고경표에 대해 언급하며 "캐릭터에 깊게 몰입해서 그렇다"고 말해주는 조재현 덕분에 장내가 잠시 웃음을 되찾았지만, 전반적으로 '크로스'의 제작발표회 분위기는 이날 공개됐던 하이라이트 영상과 닮아 있었다. 심각하고 무거웠고 음울했다.
현장에 참석했던 기자들 대부분은 고경표의 분위기에 "무슨 일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배역에 대한 몰입 때문일 것이라고 넘겨 짚었다. 그리고 29일 방송된 '크로스'에서 고경표는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브라운관 앞에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지금 매우 심각하고 슬프고 분노에 차있다'는 느낌이 가득찬 그의 열연이 60분을 가득 채우자 제작발표회 당일의 그의 태도도 이해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고경표는 복수심에 불타는 천재 의사 강인규 역을 소화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 김형범(허성태)을 마주하고 분노에 휩싸인 눈빛을 쏘는 모습이나, 냉철하게 판단하고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모습 등을 표현했다. 거기다 복수와 의사로서의 사명감 사이에서 고뇌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스스로도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시청자들 눈에도 보이며 일단 연기력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받아낼 수 있었다.
고경표는 벌써부터 전력으로 달리는 중이다. 서번트 증후군에 아버지를 죽인 범인에게 복수도 해야 하고, 거기다 자신의 동생의 장기 등에 손을 댔던 고정훈(조재현)에게까지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기에 앞으로 그의 에너지는 더 많이 소모될 것.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부터 전력의 에너지를 다했던 그가 '크로스' 마지막회까지 그 에너지를 꾸준히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크로스'는 이들의 열연에 힘입어 전국기준 3.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은 4.9%다. 시청률 공약에 대해 "구걸하는 기분"이라던 고경표는 구걸 없이 3,9% 의 높은 시청률로 장르물 주연작에서의 좋은 출발을 알렸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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