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4강 PO 생각 안 한다."
한국 여자 컬링은 1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전(2월 24일), 한국은 라이벌 중국에 5대12로 졌다. 은메달. 우리나라의 스킵 김은정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당시 감기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우리 여자 선수들은 그날의 패배가 가슴에 깊게 박혔다.
1년 후 한국은 안방에서 중국에 완승을 거뒀다. 아시안게임 보다 더 큰 올림픽에서 중국에 패배의 쓴맛을 보여주었다. 똑같은 스코어로 갚아주었다.
한국은 1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5차전서 12대5로 승리했다. 한국은 4승1패. 우리나라는 4강 플레이오프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중국은 3승3패.
김민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스킵(주장) 김은정을 비롯해 김경애(서드·바이스 스킵) 김선영(세컨드) 김초희(리드) 그리고 후보 김영미로 구성됐다. 4경기 동안 리드를 맡았던 김영미가 벤치를 지키는 대신 김초희가 리드를 맡았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 사이. 김영미-김은정, 김경애-김선영은 의성여고 동기동창이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이들은 '팀 킴' '의성 마늘 소녀'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은 스킵 왕빙위가 이끌었다. 왕빙위는 중국 컬링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노란 스톤을 잡은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중국은 실수를 연발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은 1엔드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후공으로 중국의 샷 미스를 틈타 3점을 획득했다.
한국은 선공한 2엔드 1점을 중국에 내줬다. 3-1.
한국은 후공한 3엔드 다시 3점을 뽑아 6-1로 크게 달아났다. 중국은 계속 샷 미스를 이어갔고, 반면 한국은 매우 정확한 샷으로 '더블 테이크아웃(스톤 하나로 상대 스톤 두개를 쳐내는 것)'에 성공, 경기를 매우 쉽게 풀어냈다. 5점차로 끌려간 중국은 후공을 펼친 4엔드 1점을 따라붙었다.
5엔드, 한국은 후공으로 다시 4점을 얻어 10-2로 점수차를 8점으로 크게 벌렸다.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주도권을 잡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놀라운 집중력과 경기력을 이어갔다.
중국 쪽 분위기는 침울했다. 남은 5엔드에서 분위기를 뒤집기 어려웠다.
중국은 후공으로 나선 6엔드에 2점을 따라붙었다. 한국은 7엔드 중국에 '스틸(후공 팀이 선공 팀에 점수를 주는 것)'을 당해 1점을 내줬다. 10-5.
한국은 8엔드를 2점을 추가했다. 중국은 뒤집기 어려웠다. 패배를 인정했다.
한국의 6차전 상대는 세계랭킹 5위 스웨덴이다. 19일 오전 9시5분에 시작한다.
이번 올림픽 여자 컬링(4인조) 경기는 10개국이 9개 경기씩 풀리그를 치른 후 상위 4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최국 한국을 포함, 캐나다, 덴마크, 일본, 중국,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스웨덴, 영국, 스위스, 미국이 출전했다. 컬링 4인조는 팀별로 스톤 8개를 사용하며 10엔드로 승부를 낸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다음은 일문일답
-승리했다.
(김초희)중요한 시점에 제가 들어가 흐름을 끊지 않아 다행이다. 앞으로 할 경기가 많다. 좀더 집중하겠다. 중국전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민정 감독)상대가 누구든 신경쓰지 말자고 한다.
-김초희 투입은 미리 정해졌던 건가.
김초희와 김영미가 어떤 팀에 적합한 지에 따라 미리 준비를 해왔다.
-삿포로 아시안게임과 같은 스코어가 나왔다.
상대 신경쓰지 말자고 했다. 아시안게임 신경쓰지 말자고 했다. 결과적으로 승리해서 기쁘다. (감독)당시 아시안게임 때는 김은정이 몸상태가 안 좋을 때다. 그래서 그 대회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휴대폰 자진 반납까지 했는데, 지금 외부에선 유명해졌다.
(감독)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된다. (김선영)선수촌 안에선 외부 얘기 모른다. 다른 공중파 방송이 안 나온다. (감독)우리 선수들이 댓글을 못 본다.
-PO 데드라인으로 5승을 봤는데.
(감독)5승 데드라인으로 확실히 정한 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훈련하면서 힘든 부분이 많았다. 우리 컬링이 아직 고속도로 상황이 아니다. 공정한 경쟁 시스템이 돼야 한다. 우리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올림픽에서 최초로 4승을 했다고 만족하는 건 아니다.(울컥) (김선영)감독님이 애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4강 PO에 어느 정도 왔나.
(감독)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저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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