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초반 6선발 체제가 현실화 될까.
1차 스프링캠프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호주 시드니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산도 자체 청백전과 연습 경기 위주로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 투수와 야수 모두 다각도에서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두산은 1차 청백전과 호주 올스타와의 경기에 이어 20일 2차 자체 청백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는 함덕주와 이용찬이 각각 청팀과 백팀의 선발 투수로 나섰다.
첫 실전 등판을 선발로 소화한 이용찬이 눈에 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시즌 초반 6선발 체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장원준과 유희관이 피로가 많이 쌓였다는 이유 때문이다. 장원준은 두산 이적 이후 3시즌 동안 평균 170이닝 이상을 이탈 없이 던졌다. 지난해에는 개인 최다(180⅔)이닝에 ⅓이닝 모자란 180⅓이닝을 소화했다. 또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됐던 것까지 감안하면 부담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유희관은 장원준보다 더 많은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이닝도 6⅓이닝에 달하고, 리그 최다 이닝 4위에 해당한다.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에 장원준, 유희관 그리고 함덕주까지 더하면 사실상 5선발은 완성이다. 그러나 피로도와 외국인 투수 변수를 감안하면 6선발도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당초 대안으로 꼽혔던 선수는 김명신과 이영하 등 젊은 투수들이다. 하지만 김명신이 캠프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생기면서 지난 15일 중도 귀국했고, 시즌 준비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용찬 역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용찬은 지난 2011~2012시즌 선발 투수로 뛰었다. 2012시즌에는 첫 풀타임 선발을 하면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이후 다시 불펜으로 전환했지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발에 맞춰서 몸을 만들면 시즌 초반 6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6선발 체제가 정상적으로 자리매김할 수만 있다면 무척 이상적이다. 물론 시즌이 닥치면 5명의 선발 투수도 삐끗할 가능성이 많아 선수층이 얕은 KBO리그 특성상 쉽지가 않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첫 구상대로 시즌 초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두산의 6선발 체제는 현실화 될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