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철인' 이승훈(대한항공)이 24일, 평창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그토록 간절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에서 첫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 유럽이 독식해온 장거리 빙속 종목에서 최초의 동양인 올림픽 챔피언이 된 이후 8년만에 다시 짜릿한 금메달을 따냈다. 3번의 올림픽, 서로 다른 4개의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3연속 올림픽' 메달을 기록했다. 5000m,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 무려 4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 올라선 그의 눈가가 촉촉히 젖었다. "앞만 보고 달렸던 8년 전 밴쿠버 금메달 때보다 많은 생각을 하며 달린 오늘 금메달이 더 감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평창올림픽 챔피언, '레전드' 이승훈의 품격은 금메달 후에 더욱 빛났다. 안방 평창에서 간절한 꿈을 목이 터져라 함께 응원해준 홈 팬들을 잊지 않았다.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 통상 선수들은 언론 인터뷰를 위해 믹스트존으로 직행한다. 이승훈이 찾은 것은 관중석이었다. 시상식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이승훈!"을 연호하는 관중들을 위해 강릉오벌 링크를 한 바퀴 돌았다. 자신의 이름을 뜨겁게 불러주는 안방 팬들을 향해 일일이 고개 숙였다. 팬들이 이승훈을 응원하기 위해 준비해온 선물과 플래카드를 내밀자 이승훈은 펜스를 훌쩍 뛰어넘어 '선물'을 받아들었다.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관중석의 팬들과 셀카를 찍고, 금메달 사진 포즈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지난 20여일간 함께 땀흘린 자원봉사자, 시상요원들과도 일일이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눴다.
이승훈이 링크를 돌아 믹스트존으로 향할 때까지 "이승훈! 이승훈"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태도는 모든 것이다.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태도다. 지난 10년간 3번의 올림픽에서 정상을 지켜온 이유는 비단 스케이팅 실력만이 아니었다. 최고의 순간, 자신을 도와주고 지켜준 주위 사람들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우선 선수로서 올림픽 메달만도 영광인데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됐다는 것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고 이뤄졌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오랫동안 이날을 꿈꿔오고 준비해왔다. 너무 많은 분들께 감사한 생각이 든다.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나는 운좋고 복많은 선수다. 쇼트트랙에서 선발전 떨어진 것도 제겐 행운이었다.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할 수 있었고 밴쿠버 금메달도 땄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매스스타트 종목 생겨서 기회가 왔다. 운좋고 복 많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승훈은 매너도 인성도 '금메달'이었다. 평창의 아름다운 피날레, 레전드의 품격이 반짝반짝 빛났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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