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없는 결실은 없다. 불과 8년 전만 해도 한국은 썰매 불모지였다. 보유한 썰매도 없어 국제대회에 나가면 외국선수들의 연습용 썰매를 빌려 타야 했다. 실내 훈련장도 없어 아스팔트 위에서 파일럿 훈련을 해야 했다. 1000만원을 호가하는 썰매 날 하나를 구매할 돈도 없었다. 그러나 2011년 여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뒤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여러 기업들의 후원과 대한체육회의 도움으로 과학적인 훈련과 해외 전지훈련이 가능해졌다. 투자가 이뤄지자 선수들은 실력발휘를 했고 결국 우리가 바라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결실을 맺었다.
한국 봅슬레이 4인승이 새 역사를 썼다. 원윤종(33)-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경기연맹)-김동현(31·강원도청)으로 구성된 봅슬레이 4인승은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대회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을 기록, 독일의 니코 발터 조와 동률을 이루며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동안 유럽과 미주의 전유물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처음으로 동양으로 가져온 쾌거였다. 한국의 생애 첫 올림픽은 2010년 밴쿠버 대회였다. 남자 4인승이 스타트를 끊었다. 당시 '한국의 썰매 개척자' 강광배를 비롯, 이진희 김동현 김정수가 호흡을 맞춰 19위에 올랐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선 원윤종-전정린-석영진-서영욱 조가 20위에 랭크된 바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메달이다. 봅슬레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구자는 일본이었다.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1972년 자국에서 벌어진 삿포로 대회였다. 이후 1984년 대만이 아시아의 두 번째 국가로 올림픽에 나섰지만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의 벽은 높았다. 아시아는 46년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한을 한국 봅슬레이 4인승이 풀었다.
짜릿했던 쾌거 뒤에는 숨은 이야기들이 많다.
우선 재출발의 원동력이 됐던 '치유의 눈물'이다. 파일럿 원윤종은 지난 19일 브레이크맨 서영우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봅슬레이 2인승에서 6위에 그쳤다. 현장에선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숙소에 도착하자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이 감독은 "사실 2인승이 끝나고 원윤종이 펑펑 울었다. 정말 펑펑 울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 달래주고 싶었는데 그 눈물로 2인승에서 못했던 것을 다 치유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냥 놔뒀다. 덕분에 4인승 때 실수 없이 잘 탄 것 같다. 2인승의 한을 풀었다"고 전했다.
둘째, 분위기 전환의 성공이었다. 음악도 틀고 문도 열었다. 이 감독은 "2인승은 경기 이틀 전부터 숨소리 하나 내지 못했다. 모든 것을 통제시키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준비했다"며 "그런데 4인승은 편안하게 했다. 사람들도 왔다 갔다 하고 음악도 틀어놓고 선수들에게 긴장할 틈을 안 줬다. 그런 것이 조바심을 버리고 편안하게 탈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며 웃었다. 또 "2인승 경기 이후 응원이나 격려 대신 '작전에 실패했다'는 등 쓴소리가 나오니 선수들이 더 위축됐다. 그래서 4인승을 앞두고는 아예 마음을 내려 놓았다. 선수들에게 신경 쓰지 말자 했다. 어차피 4인승은 잘해야 동메달 아니냐. 죽자 살자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하자고 다독였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의 한수'가 있었다. 베테랑 브레이크맨 김동현의 대회 직전 4인승 합류였다. 이 감독은 "사실 김동현에게 (브레이크맨으로 합류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왔다. 김동현도 파일럿 생활을 5~6년 했던 선수다. 자존심을 접고 결단을 내려준 것이다.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끝'이 아닌 '시작'이다. 서영우는 "8년간 많은 일 있었다. 금보다 값진 은"이라며 활짝 웃었다. 전정린은 "메달 무게가 무겁다고 (말로만) 들었는데 진짜 무겁다. 이제 시작이다. 베이징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원윤종은 "우리 네 명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전담팀, 연맹, 후원, 후배 동료들이 한 팀이라고 본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했다. 김동현은 "지난 10년간 뿌린 씨앗을 거뒀다. 앞으로의 10년을 또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똘똘 뭉쳐 이뤄낸 아시아의 새 역사. 온갖 역경 끝에 자랑스러운 첫 걸음을 내디딘 한국 봅슬레이가 세계를, 그리고 미래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봅슬레이 강국이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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