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발이 잘 되었더라면…"
정규시즌 마감을 앞둔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이번 시즌의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 참사'를 뽑았다. 추 감독은 4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한 질문에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벌어진 외국인 선수 이탈 순간을 들었다.
추 감독은 "솔직히 말하자면, 더스틴 호그 영입 실패가 가장 아쉽다. 그 선수가 정상적으로 팀에 와서 뛰었더라면 이번 시즌에 조금 더 다른 성적을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털어놨다. 호그는 지난해 7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오리온이 뽑은 언더사이즈 빅맨이었다. 하지만 호그는 끝내 한국에 오지 않았다.
계약 당시에 이미 다른 나라의 리그에서 입단 제의를 받고 있던 호그는 결국 지난 8월초 터키리그의 한 팀과 계약하면서 오리온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뒤늦게 KBL이 호그와 그의 에이전트에게 '자격상실' 징계를 내렸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 그 피해는 오리온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이후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 계속 엇박자를 내면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추 감독은 "사실 외국인 드래프트 당시에 우리 팀 입장에서는 가드가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호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이 많았다. 그래서 당초 호그를 영입해 뛰게 하다가 시즌 중후반 쯤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을 상대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계획까지 세워뒀었다. 이를 통해 유망주 가드를 영입하면 자연스럽게 리빌딩 효과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계획이 애초대로 이뤄졌다면 분명 오리온은 현재의 9위보다는 조금 더 높은 자리에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엉뚱한 사고가 시즌 개막 전부터 터지는 바람에 더욱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추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좀 더 신중하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새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오리온은 최진수와 버논 맥클린의 활약을 앞세워 KCC를 81대75로 꺾으며 KCC의 홈 3연승을 저지했다.
전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