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빙판 메시' 정승환(32·강원도청)이 11일 평창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B조 2차전 체코전(3대2연장승)에서 짜릿한 연장 13초 결승골로 2연승을 이끈 후 아버지와의 사나이 약속을 언급했다.
이날 '월드클래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켓맨', 정승환의 활약은 눈부셨다. 2피리어드, 후배 이주승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3피리어드 1-1 동점상황에서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짜릿한 결승골을 밀어넣었다. 종료 39초를 남기고 체코에게 아찔한 동점골을 허용하며 한국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연장 승부, 13초만에 또다시 정승환이 기적처럼 날아올랐다. 전매특허, 전광석화같은 회심 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대2, 짜릿한 승리를 이끈 후 정승환은 눈물을 쏟았다.
"오늘 경기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다. 준결승에 가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사는 경기였다"고 했다.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내달렸다. 소치패럴림픽에서 아깝게 4강에 오르지 못한 실책을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뛰었다"고 했다.
이날 정승환의 어머니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13년전 돌아가진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잘자란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셨을 터. 정승환은 "작년, 올해 설날에 훈련하느라 아버지를 찾아뵙지 못했다"고 했다. 아버지와의 약속을 떠올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패럴림픽 메달을 꼭 따겠다고 말씀드렸다. 소치에서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평창에서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메달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뵙겠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