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시작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 올해는 큰 의미부여가 어렵다. 우선 2016년 팀당 16경기, 2017년 팀당 12경기를 치렀는데 올해는 8경기씩만 치른다. 구단별로 4개팀과 2경기씩 한다. 전력 변별력을 논할 수준이 아니다.
시범경기는 팬들에겐 겨우내 야구갈증 해소를 위한 '맛보기 서비스'다. 개막에 앞서 팬심도 본격 워밍업할 시간이다. 코칭스태프는 스토브리그, 스프링캠프를 통해 고민한 새로운 전술을 시험해 보고, 새 얼굴 발굴작업을 구체화하는 시기다.
무엇보다 주전들에겐 '시범'일지 몰라도 1군 엔트리(27명) 언저리에 위치한 선수들에겐 살아남기 위한 막바지 전쟁이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리그 성적의 상관관계는 불분명하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 kt 위즈는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다. kt는 2016년에도 시범경기 2위로 돌풍을 예고했지만 찻잔속에서 사그라들며 꼴찌. 반면 지난해 KIA 타이거즈는 시범경기 7위였지만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시범경기 1위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역대로 5번 있었다. 1992년 롯데 자이언츠, 1993년 해태 타이거즈, 1998년 현대 다이노스, 2002년 삼성 라이온즈, 2007년 SK 와이번스. 2010년대 들어서는 시범경기 1위팀이 가을에 활짝 웃는 일은 없었다.
야구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12월~1월 비활동기간 개인훈련,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선수들의 시즌 준비 캘린더는 점점 세련되어지고 있다. 개인별 필요에 따라 시범경기에서 이것 저것을 실전에 대입시킨다. 자신이 가진 무기를 100% 내보이지 않는다. 이는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시범경기도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것이 좋겠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시즌을 준비하는 단계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시험무대다. 신진급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가능성을 코칭스태프 눈도장으로 바꿔야 한다.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맹활약한다면 적어도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움켜쥘 수 있다. 시범경기 활약은 감독의 발탁 근거 자료인 셈이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절치부심하는 선수들에게도 시범경기는 남다른 의미다.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어느정도 몸상태를 체크했지만 시범경기는 막바지 점검 시간이다. 이를 통해 1군 합류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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