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구단의 성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투자와 성적 그리고 관중. 도로공사가 제대로 보여줬다.
도로공사가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도로공사는 2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6-24, 25-16, 21-25, 25-13)로 이겼다.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꼴찌에서 단 1년만에 챔피언까지. 하지만 도로공사의 우승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프로다운 투자', 그 시작은 2015년이었다. 독립법인을 설립했다. 프로배구단 최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구단 수익 구조도 프로에 걸맞게 하기 위함이었다. 다른 공기업 구단이 그렇듯, 독립법인화 전까지 도로공사는 적극적인 구단 마케팅 및 운영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독립법인 결정은 도로공사가 진정한 프로구단으로 변모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이에 앞서 구단 차원에선 대대적인 투자도 했다. 자유계약(FA) 대어급을 손에 넣었다. 이효희(당시 2억원) 정대영(당시 1억8000만원) 영입에 총 3억8000만원을 썼다. 도로공사 입장에선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워킹맘' 정대영에겐 사내 보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도 했다. 이효희와 정대영은 올 시즌 주축급으로 활약하며 도로공사의 구단 역사상 최초 통합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독립법인으로 나오면서 도로공사는 같은 해 김천시와 연고지 이전 협약을 했다. 선수단을 위한 최신식 숙소가 마련됐다. 도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여자부에서 유일하게 연습 구장 2면을 보유한 팀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더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천시와의 연고 계약은 올 시즌까지다. 재계약 여부는 오는 7월 결정될 전망이다.
도로공사의 투자는 계속 됐다. 2016~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FA자격을 취득했던 배유나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남자부 대한항공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야인 생활을 하고 있던 김종민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구단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지도자라는 판단이었다. 올 시즌 또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일단 팀 내부 FA였던 이효희와 정대영을 잔류시켰다.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이바나를 뽑은데 이어 'FA 최대어' 박정아를 2억5000만원에 품었다. 모든 일은 신속, 정확하게 이뤄졌다. 이바나-박정아 쌍포를 보유한 도로공사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선수 영입과 감독 선임 만으론 최정상을 꿈꿀 순 없다. '디테일'에도 신경 썼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클럽하우스 운동시설을 최신화했다. 약 1억원을 투자했다. 여자부 구단 기준으로 볼 때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독립법인이 됐지만, 그래도 뿌리는 공기업. 아무래도 큰 돈을 지출하는 것엔 보수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선수들과 구단의 성공을 위해 과감히 투자했다. 동시에 선수 부상 재활 및 회복을 돕기 위한 장비도 들여놨다.
도로공사의 선택이 옳았다. 결과로 드러났다. 최신 운동, 재활 기구로 선수들의 근력은 효과적으로 향상됐다. 체력 및 부상 회복에도 큰 힘이 됐다. 유독 '노장'이 많은 도로공사다. 이효희(38) 정대영(37) 임명옥(32) 이소라(31) 이바나(30) 등이다. 배유나도 29세다. 뛰어난 기량과 경험을 갖췄지만, V리그는 장기전이다. 한 시즌을 흔들림 없이 소화할 수 있었던 건 구단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기장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지난 시즌 평균 2347명이던 관중이 올 시즌 평균 3316명으로 급증했다. 여자부 구단 중 올 시즌 정규 리그서 평균 관중 3000명을 넘긴 팀은 도로공사 뿐이다.
도로공사의 통합우승은 절대 기적, 천운이 아니다. 성실히 뿌려온 투자의 씨앗, 그 열매를 제 때 수확했을 뿐이다.
화성=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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