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빛난 KIA의 베테랑들
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 우승을 이룬 뒤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의 전력을 꾸준히 유지해 매년 우승을 목표로 뛸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현재 베테랑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야한다.
그러나 아직은 이들 베테랑들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결국 팀을 위기에서 구한건 베테랑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4연패 위기에서 벗어난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서 KIA는 김주찬 이범호 최형우 임창용 등 베테랑의 맹활약 속에 9대6의 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를 탈출하며 5승5패, 5할 승률을 맞췄다.
타선에서 37세 동갑내기 듀오 김주찬과 이범호가 빛났다. 3번으로 나선 김주찬은 첫 타석을 제외한 나머지 5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터뜨렸다. 1-5로 뒤진 6회초엔 추격의 솔로포를 날렸고,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고, 9회초에도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며 역전의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연장 10회초엔 깨끗한 좌전안타로 2루주자 버나디나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6타수 5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이범호는 멋진 한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4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던 이범호는 6-6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전유수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중요한 순간 한방을 치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35세의 최형우도 2회초 선제 솔로포에 8회초 안타로 찬스를 이어주며 팀승리에 일조했다. 6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마운드에선 임창용이 돋보였다. 42세인 임창용은 중요했던 8회를 잘막아줬다. 8회말 1사후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2번 대타 나주환을 3루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3번 최 정도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9회초 선두 로맥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상대 타선의 기를 죽였다. 5번 노수광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김윤동으로 교체. 한방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함으로써 KIA에게 기회가 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 버팀목이 되주고 있어 KIA로선 든든하다. 이들을 보면서 같이 야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 KIA에겐 이들이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