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성기에 군대 가는 심정이 어떤지" VS "형은 군대 안 가셨으니 모를텐데"
'국가대표' 가드들의 장외 대결이 벌써 시작됐다. 챔피언결정전 빅뱅을 앞둔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30)과 원주 DB 프로미 두경민(27)이 입담 대결로 기선제압을 했다. 둘은 5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혔다. 팀간 대결못지 않게 소속팀의 핵심 전력인 김선형과 두경민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시즌에 놀랍게 성장해 태극마크까지 단 두경민은 기존 국가대표 '에이스' 김선형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규 리그에서는 김선형이 발목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하면서, 제대로 된 대결을 치르지 못했다. 패스나 리드는 물론 슈팅 능력까지 좋은 두 선수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다.
미디어데이에서는 선배 김선형이 먼저 어퍼컷을 날렸다. 시즌 종료 후 상무 농구단에 입대하는 두경민에게 '최전성기에 군대 가는 심정이 어떻나'라고 물었고, 두경민 역시 "형은 국방의 의무를 안 하셨기 때문에 그 심정 모르실 것 같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두렵기도 하다. 많은 생각이 있지만 우승한 후에 가면 그 모든 걱정들이 사라질 것 같다"고 받아쳤다. 김선형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반대로 DB 이상범 감독이 김선형에게 '몸 상태는 어떤가'라는 질문으로 역공을 펼쳤고, 김선형은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지금은 100%까지 올라왔다. 4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감각을 찾아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재차 "정말 100%냐"고 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로 생각하는 상대팀의 단점은 무엇일까. 김선형은 "DB는 약점을 찾기 힘든 팀이다. 그래도 찾으라고 하면 (윤)호영이 형이나 (김)주성이 형이 들어왔을 때 4쿼터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팀이 폭발력은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두경민은 "SK는 애런 헤인즈가 나가고 제임스 메이스가 들어왔는데, 가장 무서워했던 부분이 헤인즈의 다양성이었다. 다들 메이스를 상대하는 것은 자신있어 한다. 폭발력은 우리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더 잘 뛰고 다양한 농구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두경민 입장에서, 선배 김선형과의 대결은 영광이자 기회다. 두경민은 "선형이 형은 중요한 순간에 뭔가를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결정적일 때 경기를 풀어주는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둘은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대결을 앞둔 결의를 밝혔다.
두경민은 "선형이 형과의 맞대결에도 이기고, 팀도 우승해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했고, 김선형은 "그냥 팀이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내가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