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아메리칸리그 주간 MVP에 선정됐다.
MLB.com은 10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오타니와 제임슨 타이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을 각각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주간 MVP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선수가 아메리칸리그 주간 MVP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는 '오타니가 구단을 통해 주간 MVP 선정에 영광이라며 구단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한 주 오타니의 '이도류'가 진가를 발휘했다. 3차례 타석에 선 오타니는 13타수 6안타(3홈런) 7타점, 타율 4할6푼2리를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인 9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선 6이닝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7회 1사후 마커스 세미엔에게 첫 안타를 내주자 현지 중계진이 "오타니가 퍼펙트 게임에 실패했다"고 탄식할 정도였다.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올린 오타니가 준 임펙트는 강렬했다. 밥 멜빈 오클랜드 감독은 "오타니는 시작부터 놀라웠다. 관중들은 빠져들었고 오타니는 스트라이크존을 마음껏 이용했다. 핵심은 그가 매우 잘 던졌다는 점"이라고 완패를 시인할 정도였다.
오타니는 올해 친정팀 니혼햄 파이터즈에서 LA로 이적, 미국 무대 도전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우려가 가득했다. 투-타 모두 기대 이하였다. 강속구는 상대 타자에게 번번이 걸렸고 타석에서 힘차게 휘두른 배트는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일본 시절과 마찬가지로 '이도류'를 고집하는 그를 두고 한 가지만 집중해도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가혹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시즌 돌입과 함께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첫 등판이었던 1일 오클랜드전에서 6이닝 3안타(1홈런) 6탈삼진 3실점으로 첫승을 따낸데 이어 1주일 만의 두 번째 등판에서 완벽투로 연승을 가져갔다. 타석에서도 18타수 7안타(3홈런), 3할8푼9리의 타율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오타니는 8일 오클랜드전을 마친 뒤 "스프링캠프서 던진 걸 생각하면 솔직히 지금 이렇게 시즌 시작을 잘 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매일 좋아지고 있고, 모든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 첫 주 밖에 안 지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