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들이 외국인 투수에 기대하는 첫 번째는 긴 이닝을 막아주는 것. 이른 바 이닝이터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면 필연적으로 잘 던져야 한다.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수 십년간 가장 효율적인 평가 잣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올시즌 KBO리그 투수 평균자책점 톱5는 외국인 투수들이 점령중이다. 헨리 소사(LG 트윈스)는 1.06(2승)으로 전체 1위다. 2위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는 1.55에 4승을 질주중이다. 뒤로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가 2.32(3승), 왕웨이중(NC 다이노스)이 2.58(2승1패),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이 2.78(4승1패)이다. 토종 투수 중에서는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2.80(3승1패)으로 6위, 김광현(SK)이 3.16으로 7위다.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이들의 특징은 팀의 1, 2선발로 확실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다이닝 투수는 유일하게 6경기에 출전한 왕웨이중으로 38⅓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이 35⅓이닝으로 2위, 소사는 34이닝으로 세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후랭코프 29이닝, 산체스 31이닝, 왕웨이중 32이닝, 린드블럼 31⅔이닝(이상 5경기) 등 평균자책점 톱5는 마운드에서 매경기 최소 6이닝 이상을 씩씩하게 소화해주고 있다.
팀으로선 이들이 등판하는 날에는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불펜을 아껴 다음 경기에 대비할 수 있다.
올시즌은 역대급 타고투저를 예고하고 있다. 4월은 늘 투수들이 지치지 않아 그나마 마운드가 높았던 시기다. 지난해 갑작스런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잠시 방망이가 주춤한 적이 있었다. 2017년 4월 한달간 리그 평균자책점은 4.38, 리그 평균타율은 2할7푼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깊어질수록 방망이가 마운드를 압도했다. 2017년 시즌 평균자책점은 4.97로 치솟았고, 시즌 평균타율은 2할8푼6리를 찍었다. 그나마 2016년(시즌 평균자책점 5.17,시즌 평균타율 2할9푼)에 비하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올해는 4월임에도 투수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시즌 개막이 1주일여 당겨지면서 23일 현재 시즌 평균자책점은 4.87, 시즌 평균타율은 2할7푼8리를 기록중이다. 시즌 시작부터 뚜렷한 타고투저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좋은 에이스급 외국인을 보유한 팀들이 미소짓는 이유다. 불펜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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