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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뜨거운 외인 득점포, 공통분모는 '큰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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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득점왕 레이스가 뜨겁다.

개막 후 3경기에서 6골을 폭발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괴물' 말컹(경남·6골)이 주춤한 사이 '소양강 폭격기' 제리치(강원·7골)가 21일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단숨에 득점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득점왕 경쟁을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 공격수들이다. 5골을 기록 중인 '제2의 데얀' 무고사(인천), 초반 부진을 씻고 살아난 주니오(울산), '영일만 즐라탄' 레오가말류(포항·이상 4골) 등이 득점랭킹 상위권에 포진했다. 제주가 공을 들여 영입한 찌아구(제주·2골)도 부상에서 벗어나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대구에서 뛰었던 주니오를 제외하고 모두 K리그1 무대가 처음이지만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활발하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 공격수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장신'이라는 점이다. 농구선수 출신인 말컹의 키는 1m96에 달하고, 무고사도 1m89나 된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1m85가 넘는다. 주니오는 1m87, 레오가말류도 1m88이다. 제리치와 찌아구는 각각 1m93, 1m92로 1m90을 넘는다. 이들은 탁월한 높이를 앞세워 K리그 수비수들을 흔들고 있다. 말컹과 제리치의 헤딩은 공포의 대상이 됐다. 높이 뿐만 아니라 발까지 좋아 막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찌아구는 1m92임에도 윙포워드까지 소화할 수 있다.

이들 장신 공격수들의 등잠으로 초반 K리그 순위표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초반보다는 주춤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던 경남과 포항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강원, 인천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수준급 외인들이 가세하며 기존 빅클럽들과의 전력 차이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사실 공중볼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통하면 가장 위력적인 전술이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성공으로 패싱게임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는 일정 이상의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없다면 성공하기 힘든 전술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하위권 팀들은 보다 단순하면서도, 잘 통할 수 있는 공격루트를 만들기 위해 장신 공격수를 주목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공격전술을 겨우내 가다듬었다. 측면에 무게중심을 둔 경기운영을 펼쳤다. 경남, 포항, 인천 등에 네게바(경남), 송승민(포항), 문선민(인천) 등 수준급 윙어들이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을 활용한 공격 전술이 통했고, 이들의 결정력까지 살아나며 초반 K리그 판도도 달라졌다.

하지만 장신 공격수를 활용한 공격법도 상대에 조금씩 읽히고 있다. 말컹은 4경기째 침묵 중이다. 상대의 집중견제에 어떻게 대응법을 찾느냐에 따라 득점왕 레이스도, 순위경쟁도 달라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