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냉정하게 하지 못했다."
FC서울 황선홍 감독은 "동점골 이후 흔들렸다. 냉정하게 하지 못했다. 실망스럽다. 후반 빠른 실점 이후 선수들이 조급해졌다"고 말했다. 황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 표정은 침통함 그 자체였다.
서울이 29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 9라운드 경기서 서울에 1대2 역전패했다.
서울은 전반 샛별 조영욱이 선제골을 뽑았지만 후반 동점골과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전남은 전반과 후반이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지남이 동점골, 유고비치가 역전골을 터트렸다. 유상철 감독은 2012년 대전 감독 시절, 황선홍 감독(당시 포항)과의 대결에서 1무1패를 기록했었다. 6년만의 사령탑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서울이 조영욱의 프로 데뷔골로 앞서나갔다. 조영욱은 전반 6분 고요한의 도움을 시즌 첫골로 연결했다. 지난 대구전 1호 도움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이다. 조영욱은 고요한이 밀어준 어시스트를 정확하게 전남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감아찼다. 매우 정교한 슈팅이었다. 전남 수비수의 슬라이딩을 피해 골키퍼 이호승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찼다.
조영욱은 고려대 재학 중 조기 프로행을 결심했고, FC서울을 선택했다. 조영욱은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에서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승우 백승호의 이름값에 가려졌지만 조영욱은 최전방에서 폭넓은 움직임과 재치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조영욱은 전반 31분 감각적인 크로스를 안델손에게 배달하기도 했다. 안델손의 헤딩슛이 전남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 도움으로 이어지는 않았다.
서울은 선제골을 뽑고 공격의 고삐를 조였지만 전반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에반드로의 헤딩슛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남은 하프타임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전남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가했다. 전남은 후반 시작 6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긴 부상 공백에서 돌아온 중앙 수비수 이지남이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동점골을 차 넣었다. 전남 선수들은 분위기를 탔다. 허리 싸움에서 서울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전남 외국인 선수 유고비치가 마쎄도의 돌파에 이은 땅볼 패스를 오른발로 차 넣었다. 서울 수비수들은 전남 외국인 듀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서울은 후반 안델손 조영욱 에반드로를 차례 대로 빼고 대신 윤승원 박주영 코바를 교체 투입했다. 전남 유상철 감독은 후반 김영욱 한찬희 토미를 투입 맞대응했다.
전남은 리드를 지켰고, 서울은 만회골을 뽑지 못했다. 두 팀이 공방전을 펼쳤지만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다. 전남 선수들의 후반 투지가 서울 보다 앞섰다. 서울은 후반 집중력과 체력 싸움에서 밀렸다.
광양=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