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키스먼저할까요' 이토록 반가운 열린 결말이라니. 진부한 눈물 엔딩은 없었다. 감우성의 눈이 떠지는 순간 시청자들도 환호했다.
24일 SBS 월화드라마 '키스먼저할까요' 최종회에서는 또한번의 아침을 맞이하는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의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손무한은 생일을 맞이했다. 안순진은 이를 뻔히 알면서도, '아주 특별한 그와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를 준비했다. 생일을 잊은척 하면서도, 혹시나 마음상할 손무한을 배려해 달달한 백허그도 선물했다.
안순진이 없는 손무한의 하루는 평범하지 않았다. 고양이를 찾는 아랫집 민폐 이웃에게 방해받은 것. 손무한은 고양이를 찾아주고도 원망과 비아냥만을 듣자 화가 났다. 그답지 않게 수차례 벨을 누르며 자신에게 감사와 사과의 뜻을 표하라고 요구했다. 안순진은 달라진 손무한의 모습에 기뻐했고, 두 사람은 아랫집 앞에서 서로에게 뽀뽀와 애교를 선물했다.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호소하는 글까지 함께 써서 붙였다.
손무한은 서럽고 외로운 하루였다고 칭얼댔고, 안순진은 "원한다면 내년 생일엔 하루종일 유난 떨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생일선물은 두 사람을 이어준 매개체 만년필이었고, 안순진은 자신을 "당신 아내"라고 호칭해 손무한을 감동시켰다.
손무한의 지인들과 함께 한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가 이어졌다. 손무한은 '내일은 뭐할거냐'는 말에 "살아야겠지, 오늘처럼"이라고 답했다. 안순진은 "그 까칠이랑 3년만 더 살았음 좋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손무한과 안순진은 서로를 품은채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안순진은 눈을 뜨자마자 "굿모닝"을 외쳤지만, 손무한은 눈을 뜨지 않았다. 안순진은 불길한 예감에 눈물까지 흘렸고, 시청자들의 가슴도 두근거렸다. 하지만 이윽고 손무한은 눈을 뜨며 "굿모닝"이라고 답해 모두를 안심시켰다.
'키스먼저할까요'는 일찌감치 손무한의 불치병을 제시했다. 따라서 손무한-안순진의 어른답게 진중하고 묵직하면서도 때론 소년소녀마냥 유치한 감정 교류와 사랑 놀음이 주 시청포인트였고, 여기에 안순진의 과거와 얽힌 소송이 보는 재미를 더했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은 손무한의 생존 여부였다.
투병 스토리의 특성상 손무한을 살려도, 죽여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따라 진부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배유미 작가의 선택은 독특하게도 '시한부 유보'였다.
손무한은 살아있다. 손무한과 안순진은 '또 한번의 평범한 하루'이자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다. 손무한이 기적적으로 완치되는 대책없는 해피엔딩도, 죽어가는 남자를 바라보며 오열하는 진부한 순애보 엔딩도 아니었다. 손무한은 여전히 불치병 환자지만, 손무한과 안순진의 알콩달콩 중년 로맨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록 그 기한은 시한부일지언정, 두 사람은 행복하게 엔딩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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