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아델만이 가족 앞에서 멋진 투구를 선보이며 삼성 라이온즈를 구했다.
아델만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8대4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경기 전 아델만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최하위 삼성은 SK에게 앞서 열린 2경기를 모두 내주며 분위기가 침체됐다. SK에 3연전을 모두 내준다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뻔한 상황. 그래서 꼭 승리가 필요했다. 경기 전 삼성 김한수 감독은 "우리 델만이가 잘 던져줘야 하는데"라며 걱정의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아델만의 호투가 팀 승리로 연결됐다. 팀 타선이 2회 6점을 낼 수 있게 초반 기싸움에서 아델만이 SK 타자들을 이겨준 게 주효했다. 아델만은 4회 2사 후 최 정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기 전까지 퍼펙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4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SK 강타선을 감안하면 상당히 잘 던졌다.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km에 그쳤지만, 다른 경기와 달리 공 끝에 힘이 실렸다. 직구가 살자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크게 치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뚝 떨어지며 들어오는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사실 아델만이 호투할 차례였다. 올시즌 승리와 패전을 번갈아가며 하고 있다. 3월31일 넥센 히어로즈전 노디시전 경기를 제외하고 3월25일 두산 베어스전 패, 4월8일 SK전 승, 4월15일 한화 이글스전 패, 4월21일 KT 위즈전 승, 4월27일 LG 트윈스전 패를 기록했다. 승리할 때는 6~7이닝 1~2실점 완벽한 경기를 하고, 그 다음 패전 경기는 대량 실점으로 속절 없이 무너졌다. 어찌됐든 SK전은 승리할 차례였는데 이 퐁당퐁당 흐름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른 투수들은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SK를 버거워하는데, 아델만은 3승 중 2승을 SK 상대로 챙겨 'SK 킬러'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델만을 힘나게 한 또 다른 비밀 요소가 있었다. 바로 가족. 아델만의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아델만을 보기 위해 지난 주 입국했다. 1일 SK전을 경기장에서 지켜봤지만 그 날은 아델만이 출전하지 않았다. 아델만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렸다. 삼성 구단은 아델만이 마운드에서도 가족들을 잘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족을 모셨다. 가족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 아델만이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