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9회에 갈렸다. 한화 이글스는 극적인 9회 뒤집기 쇼를 연출했다.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를 무너뜨렸기에 가능했던 시나리오. 대역전승의 마지막은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틀어막았다.
엇갈린 마무리들의 운명. 조상우는 시즌 네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정우람은 시즌 12세이브째(1승)으로 구원 선두를 질주했다. 한화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정은원의 2점홈런, 김태균의 동점타, 이성열의 역전 결승타를 묶어 대거 4득점, 10대9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이 9-6으로 앞선 9회초. 넥센 마무리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첫타자 최재훈 타석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 이후 대수비로 들어왔던 고졸 루키 정은원이 조상우를 상대로 중월 2점홈런을 때려냈다. 2000년생인 정은원의 프로 데뷔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이었다.
조상우는 계속 흔들렸다. 1번 이용규는 사구, 2번 양성우는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9-8로 한화가 1점차 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무사 1,3루. 조상우는 3번 송광민과 4번 제라드 호잉을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5번 김태균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6번 이성열에게 결승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는 10-9로 다시 뒤집어졌다. 한화는 9회말 마무리 정우람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정우람은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4번 김하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조상우는 이날 최고시속 156km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려댔다. 직구는 대부분 150km대였다. 반대로 정우람의 직구 최고구속은 143km에 불과했다. 마무리 중에서는 아주 느린편이다. 정우람은 직구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오히려 직구 승부를 즐긴다. 강력한 스핀량으로 볼끝에 힘을 싣는다. 완벽한 제구에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지니고 있다.
대비되는 두 마무리는 이날 긴장감 넘치는 승부의 중심에 섰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역전에 재역전을 주고받으며 숨가쁘게 이어졌다. 하지만 마무리가 무너지면 도망갈 곳이 없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다. 조상우는 1이닝 4안타 2탈삼진 4실점(1자책), 정우람은 1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넥센으로선 다잡았던 승리를 놓쳐 망연자실했다. 반면 한화는 '넥센 포비아'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쏘았다. 전날까지 넥센을 상대로 1승4패로 부진했다. 지난해도 한화는 넥센에 6승10패로 꼼짝 못했다. 이날 승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화로선 1승 이상의 큰 승리를 낚은 셈이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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