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음유시인'으로 불렸던 고(故) 윤영선의 미발표 희곡 '쥐가 된 사나이'가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제39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쥐가 된 사나이'는 극단 놀땅의 최진아 연출이 지난해 9월 윤영선 작가의 10주기를 맞아 열린 제 3회 윤영선 페스티벌에 낭독공연으로 올린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최진아 연출이 지휘봉을 잡고 배우 정선철, 최원정, 송치훈, 박다미가 출연한다.
'쥐가 된 사나이'는 원고 표지에 '2005년 6월 쓰기 시작하다'라고 쓰여있지만 대중에 발표되지 않은 작품이다. 한 청년이 산행 중 우연히 찾아간 집에서 자신을 아들이라고 말하는 가족을 만나게 되는 내용의 1부와 그 집을 나와 헤매던 중 다시 찾아가게 된 집에서 가족들이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외면하는 내용의 2부로 나뉜다. 현실과 비현실이 오고가는 이 작품은 이성적 질서와 일상적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을 새로운 경험으로 이끈다.
윤영선 작가는 연극계의 '시인'으로 불렸다. 그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고독 등을 시적 비약과 압축으로 표현했고, 그의 희곡은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의 기묘한 경계를 탐색한다. 끊임없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그 모습을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며, 현실이 가지고 있는 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갖게 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