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승률 기준 -6승.
KT 위즈는 또 똑같은 길을 걷는 것일까. 아니면 잠깐의 부진일까.
KT는 13일 롯데 자이언츠에 1대3으로 패하며 부산 원정 2경기를 모두 내줬다. 2연패에 최근 10경기 3승7패 하락세다. 40경기 17승23패 승률 4할2푼5리다. 순위는 8위.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와 1.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최근 삼성의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걸 감안하면 KT도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다.
5할 승률 기준 -6승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최근 팀 분위기가 처지는 게 느껴지자 계속해서 '5할 승률 -5승'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5할, 5강 목표를 야심차게 밝혔는데 KT가 5강에 들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 무너지지 않고 중위권 힘 싸움을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려면 5할 승률 근처에서 버텨야 한다고 했다. 5할 기준에서 -5승 이하로 추락하면 다시 회복하기가 힘들고, 그 안에서 버티면 여름철 다른 팀들과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김 감독의 이런 메시지가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됐나. 김 감독이 -5승을 강조하자 공-수에서 더욱 무기력한 경기가 나왔고 결국 -6승까지 처지고 말았다.
김 감독의 걱정대로, KT에는 뼈아픈 행보다. KT는 1군 진입 후 3년 연속 꼴찌에 그쳤다. 그런데 시즌 초 못했던 게 아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선발진의 힘이 떨어지고, 경험 부족한 선수들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여름이 오기도 전에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올해 KT에 희망이 있었던 건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쌓이는 가운데, FA(자유계약선수) 대어 황재균이 가세했고 거물 신인 강백호도 입단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윤석민과 멜 로하스 주니어도 있어 확실한 전력 상승 요소가 있다고 봤다. 엄청난 타선의 힘으로 시즌 초반 잘나가던 KT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버티는 힘이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지난해와 다를 게 없다. 결국 야구는 선발 싸움인데, 더스틴 니퍼트 영입 효과가 미미하고 라이언 피어밴드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금민철 외 토종 선발들도 불안하니 점점 안정감이 떨어진다.
결국 전력도 전력이지만,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떨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이러다 또 떨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그라운드에서 위축이 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5승 마지노선을 강조한 것도 이런 심리적 이유 때문이었다.
과연, KT가 김 감독의 말처럼 자신들에게 찾아온 첫 번째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첫 번째이자 마지막 위기일 수 있다. 지금 떨어져버리면 다시 올라오는 일은 쉽지 않다. 선수단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