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기회를 꼭 잡아야죠."
오반석(제주)의 각오였다. 부상으로 쓰러진 김민재(전북) 대신 호명된 이름. 놀랍게도 오반석이었다. 말그대로 깜짝발탁이었다. 오반석은 단 한번도 A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었다. 더 나아가 올림픽 대표, 청소년 대표 한번 발탁된 적이 없었다. K리그 최고 수준의 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붉은 유니폼은 그를 철저히 외면했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오반석은 14일 서울시청에서 공개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 28인에 이름을 올렸다. 장현수(FC도쿄) 김영권(광저우 헝다) 권경원(톈진 취안첸) 윤영선(성남)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뽑혔다. 수화기 넘어 들리는 오반석의 목소리는 얼떨떨 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가끔 동료들끼리 월드컵 누가갈까 이야기할때도 '(이)창민이만 갈것'이라고 했다.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는데 얼떨떨하다"고 했다.
실제 그랬다. 지난 몇년간 오반석은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대표팀행이 좌절됐다. 오반석은 "지금 명단에 들고 보니 그때 대표팀에 갔으면 적응에서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고 했다.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반석은 포백, 스리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특히 공중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반석은 "함께 경쟁하는 선수들이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나 역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떤 위치에서도 내 몫을 할 수 있다. 팀에 잘 녹아든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월드컵에 가는 티켓은 4장, 1명만 제치면 된다. 하지만 기회는 많지 않다.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인상을 심어야 한다. 오반석은 "훈련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신 감독님이 나를 가까이서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면서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처음 가는 대표팀이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이다. 오반석은 기성용과 함께 호주 유학생활을 했다. 오반석은 "기성용에게 많은 조언을 얻고, 도움도 구할 생각이다. 대표팀에 친한 선수가 중심으로 있으니 든든하기도 하다"고 웃었다.
각오를 묻자 웃음기가 싹 걷혔다. 생애 첫 대표 발탁이 꿈에 그리던 월드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반석은 "꿈 같은 기회다.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을 꿈꾼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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