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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휴식' 효과 뽐낸 이재성의 눈물, 申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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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미드필더 이재성(26)은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훈련 중 비골(종아리뼈) 골절 부상을 했지만 두 달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와 28경기에 출전해 8골-10도움을 기록, 전북의 다섯 번째 별을 견인했다.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구름 위만 걸었다.

하지만 쉴 틈이 없었다. K리그가 끝난 뒤 곧바로 A대표팀에 차출됐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 3월 유럽 원정 2연전까지 소화했다. 결국 올 시즌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한 이재성의 강력한 체력도 바닥을 쳤다. 게다가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역시차까지 걸렸다.

체력저하는 곧장 경기력 부재로 나타났다. 수치적으로도 눈에 띄었다. K리그 11경기에서 1골-3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ACL 7경기에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겨우내 체력훈련 대신 각종 국제대회 출전에만 몸 상태를 맞춘 것이 화가 됐다. 하지만 버티고 버텼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을 수 없었다. 이재성은 "이번 시즌 들어와서 너무 힘들었다. 매년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이렇게 많은 경기를 소화한 건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달부터 지친 이재성에게 휴식을 부여하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이재성은 "1분이라도 좋으니 뛰고싶다"고 피력했다. 선수의 강력한 출전의지에 최 감독도 기회를 부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재성은 최근 오랜만에 푹 쉬었다. 8일 부리람 원정을 다녀온 뒤 12일 포항과의 K리그 13라운드에는 명단에 이름을 아예 올리지 않았다. 5일을 쉬었다. 이재성은 "감독님의 배려로 쉴 수 있었다. 100% 회복은 아니지만 주말에 뛴 것과 쉰 건 확연히 차이가 있다. 몸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이재성은 휴식의 효과를 15일 뽐냈다. 최대 고비였던 부리람과의 ACL 16강 홈 2차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1, 2차전 합계 4대3으로 앞선 전북은 역전극을 펼치며 ACL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재성의 왼발은 1-0으로 간신히 앞서던 후반 39분 빛났다.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골로 완성시켰다. 이재성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렀다. 이유를 물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는데 보답하지 못하는 것 같아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래도 이겨내려고 많이 노력했다. 프리킥도 연습했던 결과다. 중요한 시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자 감정적으로 복받쳤던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재성은 오는 21일부터 '월드컵 모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앞둔 신태용호에 소집된다. 이재성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월드컵을 경험한 (홍)정호형과 (김)신욱이 형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형들과 함께 몸관리를 했다. 근육이 빠지지 않게 노력했다. 부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