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퍼트도 안되는데 니퍼트를 어떻게 챙기나."
22일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리기 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KT 덕아웃. 김진욱 감독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내 퍼트(골프의 퍼팅을 의미)도 안되는데 니퍼트는 어떻게 챙기나"라고 농을 쳤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니퍼트에 대한 대답이 곤란했는지 김 감독 특유의 농담으로 화제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그만큼 니퍼트 얘기가 나오면 감독 입장에서 대답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니퍼트가 불안하다. 최근 3연패다. 5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11일 롯데 자이언츠전, 17일 한화 이글스전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앞 두 경기는 6자책점씩을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두 경기 모두 10피안타였다. 한화전은 6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안타를 9개나 맞았다.
KT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다. 22일 KIA전까지 패하며 5할 승률 기준 -7승이다. 여기서 더 밀리면 목표로 했던 5강 싸움이 힘들어진다. 그런데 팀을 지탱해야 하는 외국인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어? 통증으로 개점 휴업중이고, 니퍼트는 부진에 빠졌다.
농담을 했던 김 감독도 이내 진지하게 니퍼트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동안 성적이 좋든 안좋든 꾸준하게 니퍼트를 믿는다고 해왔었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두산 베어스 소속) 막판부터 안좋지 않았나. 한계가 있을 거란 건 어느정도 감안을 했다. 그래도 지금 보여주는 모습을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직전 한화전은 나쁘지 않았었다. 경기 뿐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 다른 역할도 해주고 있다. 선발 투수로서의 자세가 매우 좋아 후배들도 그걸 보고 배울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피어밴드가 아파 빠져있는 상황에 (시즌 전 건강 걱정을 해야했던) 니퍼트가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믿겠다"고 강조했다.
그 니퍼트가 23일 KIA전에 선발 등판한다. 2연승 상승세가 끊긴 상황에서 니퍼트가 무너진다면 광주 원정 3연전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 과연, 한 없는 믿음을 보이는 김 감독에게 니퍼트는 값진 선물을 할 수 있을까. 인성, 자세 등도 중요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팀을 승리로 이끄는 호투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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