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한반도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피부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미세먼지에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나 자동차 매연 등 배출가스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다량의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늘고 작아 인체 곳곳에 침투해 몸 전체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미세먼지가 감기·천식·비염 등 호흡기질환, 결막염·안구건조증 등 눈질환,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피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모공의 5분의 1에 불과해 모공 깊은 곳까지 들어가 여드름과 뾰루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피부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는 피부에서 발생한 유분이나 화장품과 엉겨 붙어 노폐물 축적을 가속화 한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아토피피부염과 여드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미세먼지는 동안 피부를 망치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모낭을 통해 피부 진피층까지 침투해 콜라겐 등을 파괴해 색소침착이나 피부염증을 일으켜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기온이 따뜻할 땐 체내 신진대사가 빨라지면서 모공이 넓어지고 피지 분비량이 늘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면 세안부터 신경 써야 한다. 외출 후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주고, 얼굴은 이중세안을 해준다. 클렌징폼은 평소보다 약 1.5배 정도 많이 사용해 피부자극을 줄여준다. 클렌징을 할 땐 일반세안 후 스팀타월로 2~3분 온찜질을 해 모공을 충분히 열어준 뒤 피부자극을 최소화하는 오일, 크림, 밤 타입의 세안제를 사용해 피지를 녹여 제거해 주면 더 좋다.
피부 타입에 맞는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성피부는 젤이나 로션 타입을, 건성이나 예민한 피부는 오일이나 크림 타입이 적합하다.
너무 오래 문지르면 클렌저에 엉겨 붙었던 노폐물과 미세먼지가 피부에 다시 스며들어 각종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클렌징은 2~3분만 해주면 충분하고,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씻어내는 게 바람직하다.
클렌징이나 각질 및 블랙헤드 제거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준다. 세안 및 샤워 후 피부의 물기가 다 마르기 전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넓어진 모공은 미세먼지가 침투하지 않도록 다시 조여 줘야 한다. 단, 확장된 모공을 축소하기 위해 기능성 화장품이나 팩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부작용으로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거나 오히려 모공이 확장될 수 있어 전문적인 관리를 받는 게 좋다.
임이석 원장은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방치하면 얼굴에 흉터가 남거나 모공이 넓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모낭 속 세균을 제거하고 염증을 막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피부 트러블로 인한 가려움증으로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면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전문의에게 상담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