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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화 이글스 팬들은 목청껏 부르는 응원가 가사처럼 행복하다. 지난 10년간 발버둥치고도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팀,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리빌딩을 선언한 팀이 1위 두산 베어스를 위협하는 강팀으로 도약했다. 매경기 영웅이 등장하고, 잊으만 하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다. 안방 대전구장은 요즘 팬들로 넘쳐난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고, 이름값 높은 선수가 없는데도 흔들림없이 뻗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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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숨죽이고 지냈던 팀과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지난 2년간 1군 105경기에 나선 강경학은 타율 1할8푼4리(185타수 34안타), 1홈런, 11타점, 33득점, 장타율 2할5푼9리, 출루율 2할5푼9리, OPS 0.518를 기록했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미미했던 백업 내야수가 프로 8년차에 무섭게 변신해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주전 2루수 정근우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무엇이 강경학을 이렇게 바꿔놓았을까. 한화 사람들은 '절실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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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놀라운 장타의 비결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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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8년차다. 기대주였고 기회도 많았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안 풀린건가.
우리 팀의 장진혁 선수 스윙을 보고, 누군가가 야나기타 스윙과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 선수가 누군지 몰랐다. 도대체 누구길래 그러나 궁금해 동영상을 찾아봤다. 저런 식으로 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투수와 싸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맞힐까, 삼진 안 먹을까, 그런 타격을 했다. 어떻게 해서든 맞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손과 팔로만 하는 타격을 했다. 그러다보니 (하체를 쓰지 못하고)스윙이 이상해졌다. 스윙 때 배트의 여러 면이 나와야 잘 칠 수 있는데, 반대로 갔다. 타격이 안돼 2군에 오래있게 됐고, 부진이 오래갔다.
-지난 2월 오키나와 1군 스프링캠프에 있다가, 갑자기 고치 2군 캠프로 이동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처음에는 많이 실망했다. 왜 가야하나 납득하기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감독님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차라리 여기서(2군) 할 수 있는 걸 다 하면서 내 것을 만들어보자, 제대로 실력을 키워 올라가자고 마음먹었다. 아직 나이가 적어 야구할 날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 보이는 길이 많아 지더라.
-한용덕 감독은 전지훈련중 2군행이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퓨처스팀(2군)에선 나도 적지 않은 나이다. 눈치를 봐야할 사람이 많지 않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내 야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또 퓨처스팀 코치님 조언을 듣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군에선 경쟁이 치열하지만 2군은 기본기를 다지면서 실력을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다. 2군에서 준비한 게 좋은 쪽으로 잘 연결된 것 같다. (시즌 초반부터 )1군에 있었다면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을 것이다. 2군에 있으니까 마음이 편했고, 하고 싶은대로 하니까 잘 되더라.
-지난 6월 초 1군에 뒤늦게 합류했다. 초반부터 굉장히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예전에는 안 되면 내 자신을 옥죄면서 이 정도밖에 못하나 자책했다. 이런 중압감을 놓자 시야가 넓어졌다. 잘 해야지 압박감을 갖게 되면 (하고 싶었던 것이)모레알처럼 새나가더라. 그렇다면 한번 놔보자 마음먹었다. 그런 와중에 기회가 왔다. 1군에서 못해 내려가게 되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자리가 없다.
경쟁은 생각 안 한다. (하)주석이한테 밀린 건 인정한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팀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경쟁보다 어떻게 하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까 고민한다.
강점보다 내 자신에게 바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안정적인 수비를 했으면 좋겠고, 중요할 때 타격으로 팀에 힘이 되는 선수이고 싶다. 이런 모습을 그리며 훈련한다.
-최근 2루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 후반 1루수로 옮겼다.
1루수 연습을 하고 있어 처음이었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어느 위치에 가든 불안한 건 없다. 한가지 생각만 한다. 어떤 타구가 와도 급하게만 안 하면 된다는 생각. 학창시절에 외야수부터 시작해 3루수, 2루수를 보다가, 유격수가 됐다. 처음부터 유격수가 아니었다. 포지션에 신경 안 쓴다.(유격수로 입단한 강경학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주전 2루수 정근우 자리를 메우고 있다)
-마침 팀이 부활하는 시기에 합류해, 큰 힘이 되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내게 고향같은 팀이다. 떠나기도 싫고 끝까지 한화 선수로 남고 싶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했다. 기회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준비 잘 하면 기회가 올 것이고, 그때 잡으려고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욕심없이 하니까 오히려 잘 되는 것 같다.
-야구하면서 가슴에 세긴 좌우명이 있나.
(잠시 생각하다가)그런 건 없는 것 같고, 모자에 써놓은 글이 있다. '항상 잡고, 천천히, 하나씩'이라고 적어놨다. 어떤 타구든, 어떤 상황에서든지 일단 잡고, 주자를 체크해 던질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만 하자는 의미다. 빨리 처리하려고 서두르면 정확하게 공을 못 잡고, 송구도 불안해진다. 공을 잡은 후 천천히 하니 밸런스가 나오고, 정확성이 높아졌고, 자신감이 생겼다.
-1군 경기에 나섰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1,2군의 가장 큰 차이가 관중이다. 힘들 때는 1군이 그리웠다. 내 응원가를 불러주시는 팬이 많았는데, 1군에 올라가 응원가를 듣고 싶었다. 1군에서 응원가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했다. 역시 야구는 1군에서 해야겠더라.(웃음) 잊지 않고 응원해주신 팬들이 고마웠다. 팬 덕분에 힘이 생기고,
-늦게 합류했는데, 남은 시즌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나.
솔직히 특별한 목표가 없다. 2군에 있을 때, 1군에 올가면 잘 해서 오래 있자, 그런 생각은 했다. 일이 잘 풀려 목표를 반쯤 이룬 것 같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다. 못 해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부상없이 1군에서 오래있고 싶다. 어느 위치에 가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올해 한화가 많이 달라졌다. 안에서 본 한화는 어떤 모습인가.
밝아졌고,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활력이 넘쳐,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신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고,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상대는 있어도 못 이길 상대는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인상깊은, 마음에 와 닿은 조언이 있었다면 소개해 달라.
장종훈 코치님이 이런 얘기를 해주셨다. '어떻게 맨날 잘 치냐. 못 칠 때도 있는 거다. (안 좋았을 때)깊게 생각하지 말고 더 편하게 해라.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돌려라. 찬스가 왔다고 긴장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지 마라. 일단 네 스윙을 해야 결과가 나오는 거다'라고 하셨다. 매경기 배우고 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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