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답답한 마음의 무게로 치면 지금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보다 더 무거운 사람이 있을까. 믿었던 후반기 1선발 에릭 해커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피칭을 보이자 장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분명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데, 지금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 결국은 희망적인 요소를 보며 참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때로는 '기다림'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장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시즌 2패째를 기록한 해커의 투구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해커는 후반기 첫 경기인 17일 LG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5⅔이닝 동안 10안타(2홈런)로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해커를 후반기 1선발로 내세워 순위 도약의 추진력으로 삼으려던 장 감독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어제는 구위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투심 패스트볼의 힘이 있어야 타자들도 변화구에 속고 하는데, 어제는 6이닝 가까이 던지긴 했지만 공에 힘이 있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범타도 대부분 잘 맞은 타구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서 개인 훈련만 진행했던 여파로 분석된다. 장 감독은 "해커가 그래도 혼자 준비한 것 치고는 몸을 잘 만들긴 했다"면서도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하고 시즌 개막 이후에도 오랫동안 실전경험을 갖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결국 여기서 발생한 데미지가 전반적인 구위 저하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커가 나아지길 바라는 게 최선일 듯 하다. 아직 3경기 밖에 하지 않은 시점이라 또 교체 카드를 꺼내기 어렵다. 또 매 등판마다 조금씩 투구 수와 소화 이닝수가 늘어나는 등의 희망적인 모습도 없진 않다. 결국 장 감독은 "타자를 상대하는 감각이 나쁘지 않다. 몇 번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해커에게 다시 신뢰를 보냈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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