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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위성구단' 전북 AG 삼총사, 현장서 지켜본 김학범 감독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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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파주 위성구단'이네."

최강희 전북 감독(59)의 농이었다. 최 감독은 제주와의 결전을 앞두고 "러시아월드컵 때도 가장 많은 선수를 차출시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가 가장 많이 보낸다. 그러나 좋은 팀이라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라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18일 전북-제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김학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58)이 현장을 찾았다. 김 감독은 차상광 골키퍼 코치와 함께 관전했다.

지난 16일 아시안게임 최종명단(20명)을 발표한 김 감독은 짧은 소집기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기력을 극대화시키길 원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31일 소집 전까지 K리그 현장을 누비면서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체크할 예정이다.

이 경기에서 체크할 대상은 네 명이었다. 전북에선 송범근(골키퍼)을 비롯해 미드필더 장윤호, 중앙 수비수 김민재였다. 제주에선 센터백 정태욱이었다. 다만 전북은 삼총사가 모두 선발출전했지만 정태욱은 결장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전북 삼총사의 모습에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우선 비골 골절 부상을 털고 77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김민재는 절반의 성공을 보였다. 이날 최 감독은 제주전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김민재를 세 명의 센터백 중 오른쪽에 배치시켰다. 아시안게임에서 스리백 활용을 예고한 김 감독은 김민재의 활용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민재의 수비력은 물샐 틈 없었다. 여느 공격수 못지 않은 빠른 발을 활용한 대인마크와 전방압박은 손색 없었다. 다만 체력적으로는 다소 힘든 표정을 지었다. 전반 40분에는 실수도 보였다. 문전에서 태클을 시도했지만 제주 공격수 진성욱의 개인기에 벗겨지고 말았다. 다행히 송범근 골키퍼의 슈퍼세이브 덕분에 실점을 피할 수 있었다. 김민재는 45분만 소화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승기와 교체아웃 됐다. 김 감독은 "호흡이 터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힘들면 몸이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며 "인도네시아는 이날보다 훨씬 날씨가 덥고 습하다. 반드시 체력을 끌어올리고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김민재는 경기를 오랜만에 출전해 조금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시 경기를 뛰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착실히 훈련하면 원래 모습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며 격려했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뽑힌 조현우(대구)와 경쟁해야 하는 송범근은 안정된 모습으로 차 코치의 눈을 사로잡았다. 공중볼 캐치와 경기조율에서도 나무랄 데 없이 활약했다. 전반 40분 슈퍼세이브는 전북이 1대0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인 자양분이 됐다.

미드필더 장윤호는 좀 더 경기감각과 체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장윤호는 지난 5월 12일 포항전 이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실전경기를 뛰었다. 전북에는 국가대표급 미드필더가 즐비해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장윤호가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제주전에 곧바로 선발 출전시켰다. 손준호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장윤호가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기 위해선 반드시 강철체력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자카르타 4개 경기장 잔디를 모두 한국형 잔디로 바꿨는데 관리가 엉망이다. 자른 잔디 높이도 다르고 35도 이상의 날씨에다 후텁지근해 선수들의 지구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체력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선발한 이유도 여기 있다"고 전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