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걱정입니다."
서울과의 일전을 앞둔 유상철 전남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과 전남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킥오프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양 팀 감독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공통된 것이 있었다. 바로 그라운드 상태였다.
유 감독은 "15일 열린 서울-울산전 경기를 봤다. 잔디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뿌리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 선수들이 턴을 돌 때마다 그라운드가 파인다"고 말했다. 이을용 FC서울 감독대행 역시 "잔디를 교체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아직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은 월드컵 휴식기를 맞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새로 깔았다. 하지만 뿌리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부족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서울시설공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 주고 계시지만, 아직은 (잔디가) 자리 잡지 못했다"고 전했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찔한 장면은 전반 32분 나왔다. 전남의 외국인 선수 완델손은 볼을 돌리는 과정에서 잔디에 패여 미끌어 졌다. 뒤따라 들어오던 서울의 김한길은 속도를 줄이지 못했고, 결국 완델손에 걸려 넘어졌다. 두 선수 모두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전반이 끝난 뒤 서울은 급한 대로 잔디 보수에 돌입했다. 하프타임을 활용해 패인 부분을 채워 넣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 잔디는 선수들의 격렬한 플레이를 이겨내지 못한 채 푹푹 파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울의 홈구장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메인 경기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A매치 때마다 잔디가 벗겨지고 올라오며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이번에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했지만, 잔디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서울이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조영욱과 안델손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1 승리를 챙겼다.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긴 서울은 후반기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2무)을 달렸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