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이 2489일만에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물러났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장원준은 지난 21일 LG 트윈스전에서 2이닝 7안타(1홈런) 7실점 부진한 이후로 보직이 불펜으로 변경됐다.
'살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이유 모를 부진에 빠져있다. 14경기에 등판해 3승6패 평균자책점 10.48.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0승,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등 리그 최정상 좌완 투수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그에게는 낯선 성적이다.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있다. 한차례 2군에 내려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돌아왔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경험이 풍부하고 성실한 선수이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도 장원준을 계속해서 믿고있지만, 막상 등판때 결과가 좋지 않으니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의 보직 전환을 선언했다. 중간 계투로 나가 감을 찾고, 페이스가 올라오기를 바라는 이유다.
그리고 장원준은 2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장원준이 불펜으로 등판한 것은 두산 이적 이후 처음이고,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날짜로 따지면 2489일만이다. 당시 장원준은 시즌 막바지인 9월 30일 부산 두산전에서 라이언 사도스키가 2이닝도 못채우고 교체되면서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7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구원승을 거뒀었다. 사실상 1+1 선발 등판이나 마찬가지였다.
두산이 1-2로 뒤진 7회말 1사 1,2루에서 김승회에 이어 등판한 장원준은 한동민을 상대했다. 3구 연속 볼이 들어갔고, 이후 2개는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다. 그러나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째가 끝내 볼이 되면서 한동민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두산 벤치는 다시 움직였다. 장원준을 내리고 김강률을 올렸다. 다음 타자 제이미 로맥부터 SK의 중심 타선이기 때문에 타이트한 승부에서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결국 장원준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벤치로 들어갔다. 다행히 김강률이 병살타를 잡아내며 점수 차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장원준에게는 씁쓸한 결과였다.
인천=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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