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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게 잡은 목표가 하나둘씩 어긋날 때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는 기분. 한번쯤 느껴봤을 법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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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최종 라운드에서는 파 세이브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전략은 최종라운드 플레이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는 무려 13개홀 동안 파 행진을 벌이며 타수를 지켰다. 위기가 찾아와도 아이언 샷과 쇼트게임, 그리고 정교한 퍼트로 리커버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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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거창하게 잡으면 미스샷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티샷에서 미스샷이 하나 나온 순간 이미 '망친 홀'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이미 집중력이 크게 흐트러진다. '골프는 실수의 스포츠'임을 감안하면 스스로의 마음을 지나치게 엄격한 목표의 감옥 속에 가두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
때 마침 불어온 강풍도 몰리나리 편이었다. 비, 바람 등 자연환경이 도전적일 때는 공격적 골프보다 지키는 골프가 유리하다.
"몰리나리의 오늘 경기는 매우 훌륭했다. 그의 경기는 완벽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 이뤄낸, 자신이 하지 못한 경쟁자의 노보기 플레이에 대한 진심어린 찬사였다.
반면, 결정적인 순간 평정심과 함께 우승을 날려버린 자신에 대해서는 이렇게 혹평했다.
"오늘 나의 플레이에 약간 화가 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선수들이 우승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즈 처럼 모든 것을 다 이룬 골퍼 조차 라운드를 통해 배운다. 통제할 수 없는 자연, 그 앞에 선 인간, 그 존재의 가벼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용기와 겸허함이 필요한 이유다. 오늘도 골프는 삶의 거울로 끊임 없는 깨달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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