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고 있는 LG 트윈스 헨리 소사가 자리를 내줄 처지에 이르렀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소사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 1위를 넘볼 태세다. 린드블럼은 24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평균자책점을 2.68로 낮췄다. 소사(2.67)와 불과 0.01 차이다.
소사가 7월 이후 압도적인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반면 린드블럼은 최근 6연승과 함께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린드블럼은 지난달 24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경기에서 4승에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 1위이고, 피안타율은 2할2푼2리로 2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1.05로 3위다.
반면 소사는 지난 6월 10일 삼성전에서 6이닝 11안타 7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진 뒤 기복을 보이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했다.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구속을 조금 줄이는 대신 제구력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 역시 시즌 초보다 들쭉날쭉하다는 분석이다. 집중타를 자주 허용한다는 것이다. 후반기 첫 등판인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10안타를 내주고 3점으로 겨우 막았다.
린드블럼은 24일 SK전에서 투구수 107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다. 6회말 투구서 선두 제이미 로맥과 최 항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실점없이 넘기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최근 3경기 21이닝 동안 7개의 볼넷을 내줬는데, 제구력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린드블럼은 올해 두산으로 옮긴 이후 더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140㎞대 후반의 직구와 투심, 포크볼,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무려 7가지의 구종을 던진다.
두 선수는 KBO리그 '장수 용병'으로 통한다. 소사는 올해가 7년째, 린드블럼은 4년째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린 시즌은 없다. 평균자책점 커리어 하이는 소사가 3.54(2012년 KIA 타이거즈), 린드블럼이 3.56(2015년 롯데 자이언츠)이다. 올시즌 둘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노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뿐만 아니로 두 선수는 여러 부문서 경쟁 관계다. 잠실 에이스로서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하다. 퀄리티스타트에서는 똑같이 17개를 기록, 공동 1위. 탈삼진은 소사가 133개로 2위, 린드블럼이 126개로 3위에 올라 있다. 피안타율은 린드블럼이 2할2푼으로 2위, 소사는 2할4푼5리로 5위다. 선발투수의 가장 중요한 기록인 투구이닝에서는 소사가 138⅓이닝으로 1위, 린드블럼이 131이닝으로 3위다. 다만 다승 부문서는 린드블럼이 12승으로 2위인데 비해 소사는 이보다 4승이 적은 8승으로 공동 9위에 그치고 있다. 승운, 즉 타선과 불펜의 도움 등 동료들의 도움에서 린드블럼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소사는 26일 잠실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즌 9승 도전에 다시 나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