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 선수'들의 어깨는 무겁다.
전력의 플러스알파 효과로 여겨지는 외국인 선수 교체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비싼 몸값 뿐만 아니라 낮선 한국 무대에 빨리 적응해 기대 효과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불분명하다. 때문에 외국인 교체 결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교체로 가닥을 잡아도 분석-협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천신만고 끝에 데려온 외인의 맹활약을 바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전-추락의 외줄타기 승부다.
올 시즌 현재 외국인 선수를 중도 교체한 팀은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세 팀이다. 두산은 지미 파레디스(타자), 한화는 제이슨 휠러(투수)의 부진이 이유였다. 넥센은 에스밀 로저스의 부상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스캇 반슬라이크를 데려왔고, 한화는 투수 데이비드 헤일을 영입했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투수 에릭 해커를 데려왔다. SNS에 개인 훈련 과정을 공개할 정도로 KBO리그 복귀를 염원하던 해커가 지난달 25일 가장 먼저 한국땅을 밟았다. 지난 1일 반슬라이크가 뒤를 이었고, 헤일은 19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가장 늦게 선을 보인 헤일이다. 헤일은 지난 2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2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빠른 템포로 시원시원하게 꽂히는 150㎞대의 빠른 공은 무더위를 날릴 정도였다. 훌륭한 제구력에 구위를 뽐냈다. 첫 등판을 지켜본 한용덕 한화 감독은 "구위가 좋고 제구력도 뛰어나다. 구속도 150㎞가 넘는다. 한번에 확 무너질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반슬라이크는 헤일과 정반대다. 1군 6경기서 1할5리(19타수 2안타)에 그쳤다. 2군으로 내려간 뒤 치른 7경기에서도 타율은 2할3푼8리(21타수 5안타)다. 제 스윙을 찾지 못했다는게 김태형 두산 감독의 판단. 파레디스의 부진 속에 외국인 타자 없이 전반기를 치러야 했던 두산은 반슬라이크 없이도 선두를 질주 중이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해커의 성적도 신통친 않다. 해커는 5차례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18이다. 연패 뒤 지난 22일 친정팀 NC를 상대로 첫 승을 수확했으나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하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는 모양새다.
첫 성적표가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헤일은 지난 29일 잠실 두산전 선발 등판이 예고됐으나 갑작스런 고열 증세로 '펑크'를 냈다.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지만 컨디션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낸게 한화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만하다. 2군에서 꾸준하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반슬라이크나, NC에서 5시즌을 보내며 국내 무대에 잔뼈가 굵은 해커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 시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접기엔 이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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