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감독님의 좋은 기운이 제게로 왔나봐요."
'현정화의 애제자' 서효원(32·한국마사회)과 '북한 탁구 에이스' 최 일(25)이 2일 오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남북 단일팀 기수로 나선다. 나란히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
대한체육회는 2일 저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때 한반도 기를 함께 들 남북 공동기수로 서효원과 최 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효원은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민국선수단 해단식에서 남측 기수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정말, 제가요?"라며 반문했다. 북측 탁구선수 최 일과 함께 기수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남북 남자선수들끼리는 친하다. 저는 인사만 나누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같은 종목 선수라서 어색하지 않다. 잘됐다"며 활짝 웃었다.
1987년생 대한민국 여자탁구대표팀 주장인 서효원은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의 애제자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서효원은 '탁구얼짱'이라는 별명과 함께 탁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수비전형이지만 '공격하는 수비수'로서 날선 경기력을 유지하며 양하은, 전지희와 함께 나선 이번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8년만에 값진 동메달을 이끌었다.
탁구는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서 '서효원의 스승' 현정화와 북한 이분희가 남북단일팀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남북평화의 상징적 종목이다.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단체 단일팀을 전격적으로 결성해 동메달 시상대에 함께 올랐고, 지난 7월 대전 코리아오픈에서 남북 복식 단일팀으로 출전해 손발을 맞추는 등 스포츠를 통한 평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몇해 전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을 다룬 탁구영화 '코리아' 제작 당시 현정화 감독과 한국마사회 탁구선수들은 배우 하지원, 배두나 등에게 직접 탁구 기술을 전수했다. 자연스러운 탁구 연기를 이끌었다. '코리아' 시사회 직후 서효원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너무 많이 울었다. 생각보다 더 슬펐다. 현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나 된 코리아, 남북단일팀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탁구가 가진 남북평화의 가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주신 것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폐막식에서 북측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면서 한번 더 보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못보고 헤어지는 줄 알았는데 폐막식에서 인사를 나누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북측 수비전형 에이스, 리우올림픽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송이와는 올해 세계선수권, 코리아오픈, 아시안게임에서 3번이나 만났다. 아시안게임에선 북측 선수와 함께 단일팀 공동기수로 나서게 됐다. "현 감독님은 이분희 선생님을 20년 넘게 못보셨다는데 나는 송이를 두달새 3번이나 봤다. 폐막식 남북 단일팀 기수까지 하게 됐다. 현 감독님의 운을 제가 잘 받은 것같다. 역사적인 현장에서 한반도기를 잘 들고 입장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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