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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혜택 날개단 유망주들, 벤투 감독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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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달았다.

한국 남자축구가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섰다. 김학범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활짝 웃었다.

많은 것을 얻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통산 다섯 번째 정상(1970, 1978, 1986, 2014, 2018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국에 랭크됐다. 또한,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정상을 밟는 역사를 썼다. 무엇보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밝은 미래'를 봤다.

▶'유럽파 다수 포진' 4년 전과는 다르다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 '병역특례'라는 특별 포상까지 받게 됐다. 이들은 현역 복무 대신 기초 군사훈련만 받고 2년 10개월 동안 해당 종목에서 활동하면 된다. 경찰팀 아산에서 뛰던 황인범은 조기전역하게 됐다. 커리어의 '황금기'를 앞둔 20대 초중반 선수들은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고민을 덜었다. 동시에 유럽 진출의 길도 활짝 열렸다.

물론 4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선수단은 병역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유럽에 진출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최근 이재성이 전북을 떠나 독일 2부 소속 홀슈타인 킬로 옮긴 것이 유일하다.

이번에는 다르다. 김학범호에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잉글랜드)을 비롯해 황희찬(함부르크·독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김정민(리퍼링·오스트리아) 등 이미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여럿 포진해 있다. 특히 황희찬은 대회 중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함부르크로 깜짝 임대 이적하며 기회를 넓혔다.

여기에 한국 '넘버원' 수문장으로 자리를 굳힌 조현우(대구),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김민재(전북) 등도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조현우는 러시아월드컵 직후 유럽의 몇몇 구단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군 문제가 남아있어 관심에만 그쳤었다. 상황이 바뀌었다. 유럽 진출의 걸림돌이 사라졌다. 구단 역시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벤투 1기' 대거 합류, 새로운 황금세대 될까

아시안게임 금메달, 파울로 벤투(포르투갈) A대표팀 감독도 웃는다. 어린 선수들은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병역혜택으로 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자신이 짜는 '새 틀'의 중심에 아시안게임 대표를 포진시켰다. 9월 A매치(코스타리카, 칠레)에 나설 '벤투 1기'에 아시안게임 멤버 8명을 선발했다.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 손흥민 황의조(감바 오사카·일본) 조현우를 비롯해 이승우 황희찬 김민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황인범과 김문환(부산)은 생애 첫 A대표팀에 합류하는 영광을 얻었다.

자신감 가득한 아시안게임 멤버들은 A대표팀 새 활력소로 기대를 모은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잘난 막내'에서 '우리형'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 얼굴 황인범과 김문환은 대표팀의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기존 멤버들과의 융화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과 함께 하는 만큼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6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던 기성용(뉴캐슬·잉글랜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독일) 등은 연령별 대표팀을 넘어 A대표팀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브라질월드컵과 러시아월드컵에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아시아를 정복한 어린 선수들이 '런던 세대'처럼 새로운 황금세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벤투 1기는 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담금질을 시작한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4일 합류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