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가 월드컵의 아쉬움을 시원하게 날렸다.
김민재는 지난 5월 한 번의 좌절을 겪었다. 월드컵을 앞둔 5월 2일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비골 골절 부상을 당했다. 4~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다치면서 A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민재는 재활에 속도를 냈지만, 끝내 최종 월드컵 엔트리 명단에 들지 못했다. 생애 첫 월드컵을 기대했던 김민재에게 찾아온 시련이었다.
아쉬움을 달래줄 기회가 찾아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었다.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김민재는 지난 7월 18일 K리그에서 복귀했다. 김학범호 최종 승선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월드컵 전에 부상을 당해서 슬펐다. 그래도 아시안게임이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3세 이하 대회에서 피지컬이나 나의 유리한 장점을 살리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 각오를 그대로 실천했다. 김민재는 압도적인 수비수였다.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김민재를 피지컬로 이겨낼 선수는 없었다.
조별리그부터 김민재는 빌드업과 수비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아쉬운 장면들도 있었다. 김민재는 경고 누적으로 이란과의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가장 큰 위기였다. 고비를 넘긴 뒤 김민재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복귀했다. 그러나 패스와 수비 호흡에서 불안했다. 결과는 4대3 승리. 김민재는 그 경기를 통해 반성했다. 그는 "계속 수비쪽에서 빌드업할 때 실수가 많이 나왔다. 공격을 계속 받다 보니 공격수도 수비수도 힘들어서 분위기가 넘어갔다"면서 "실점을 안해야 한다. 공격수들에게 자꾸 미안해지더라. 다음 경기부터 이를 악물고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베트남(3대1 승)과 준결승전, 일본(2대1 승)과의 결승전에선 또 달랐다. 실점은 나왔지만,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진이 잘 돌아갔다. 특히, 김민재는 일본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클리어링을 보여줬다. 역습 상황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김민재가 공을 여러 차례 차단했다. 수비 진영에서 상대 진영까지 화끈한 오버래핑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라운드가 좁아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김민재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재는 "월드컵에 못가서 아쉽지만, 아시안게임 우승을 해서 월드컵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병역 혜택보다 금메달에 대한 갈망이 컸다. 전 대회에서 선배들이 땄다. 원정에서 금메달은 4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들었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 인생을 걸어가면서 선수들이 가장 떵떵거릴 수 있는 커리어라고 생각한다"며 흡족해 했다. 또한 그는 "잘한 경기도 못한 경기도 있었다. 더 성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당장 팀에 가서, 또 A매치에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대회를 통해 또 한 뼘 자랐다. 병역 면제 혜택이라는 선물도 함께 받았다. 지금처럼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면, 김민재의 몸값도 대폭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점점 진짜 괴물이 돼가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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