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 여기 봐주세요!"
8일,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끈느 한국 A대표팀의 회복 훈련 및 오픈 트레이닝데이 행사가 열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태극전사들이 훈련하는 백호구장 한편에 태극기 및 각종 플래카드를 든 1100여 명의 팬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유명 아이돌그룹의 콘서트현장을 방불케하는 뜨거운 열기였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는 팬과 선수의 안전을 위해 대기표를 발급해야 할 정도였다.
눈에 띄는 것은 연령대였다. 협회 관계자는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령층이 확 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팬 중 절반 이상은 여성, 그것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었다. 주말을 맞아 학생 팬들도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을 찾았다.
파주 주민이라는 김 민 김예진(이상 17)은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을 보고 NFC까지 왔다.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좋다. 사실 꿈을 꾸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섬 소녀들도 있었다. 고애경 임예진(이상 18)은 "사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 경기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했다. A매치를 보고 돌아온 뒤에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업 끝나자마자 경기장으로 달라겼다"며 웃었다. 이들의 손에는 '제주 고3, 제주도 가자, 감귤밭 줄게'라는 톡톡튀는 플래카드가 들려있었다.
축구를 통해 친구가 된 사람들도 있었다. 대구에서 혼자 올라왔다는 윤예선(16)은 "A매치를 본 뒤 축구를 더 좋아하게 됐다. 여기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팬'이라는 이름으로 친구가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팬들의 뜨거운 열기. 이들은 축구에 대한 관심을 K리그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경하(17)는 "A매치 이후 축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K리그에도 관심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팬들의 응원을 받은 선수들을 싱글벙글했다. 이 용(전북)은 "팬들께서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역시 "이런 열기는 오랜만이다. 관심과 응원 속에 책임감을 많이 갖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태극전사는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칠레와 대결한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